“내 정보가 실시간으로 중국에?” … 전국 점령하더니 한국만 ‘뻥’ 뚫렸다, 정부도 ‘속수무책’

식당 서빙로봇 60%는 중국산
해킹 우려에도 관리 사각
제도적 공백, 소비자 정보 위협

국내 식당에서 활약 중인 서빙로봇의 10대 중 6대가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로봇들이 외부 서버와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고 있음에도, 해킹 위험에 대한 공식 점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비롯한 정부 기관은 이들 로봇의 보안 실태를 들여다볼 법적 권한이 없다. 기업 간 거래(B2B) 품목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보안 사각지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산 로봇 1만7천대…60%는 해킹 취약 가능성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KIS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서빙로봇은 약 1만7천대에 이른다. 이 중 60%가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이들 로봇은 식당뿐 아니라 호텔, 공공시설 등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 외부 클라우드와 실시간 통신을 주고받는 구조로, 서버가 중국에 위치할 경우 영상이나 위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ISA는 과거 시중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로봇청소기를 점검해, 암호화 미비나 카메라 제어 취약점 등 심각한 문제를 발견한 바 있다. 그러나 서빙로봇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안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보안점검 권한 없어…제도적 한계”

KISA 관계자는 “서빙로봇은 기업 간 거래 품목이라, 제조사 동의 없이 보안점검을 진행하거나 결과를 공개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해킹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어떤 예방 조치도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수진 의원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서빙로봇이 중국 서버와 통신하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머지않아 국민의 일상 정보가 해외로 흘러 들어가는 ‘한국형 빅브라더’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의 보안인증 제도가 국내 제품에만 적용돼 있어, 수입 제품에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는 이미 ‘보안 강화’…한국만 멈춰 있다

해외 주요국은 관련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드론과 로봇을 ‘안보 위협 장비’로 분류해 연방정부의 구매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해 중국산 로봇에 대한 검증 절차를 한층 강화했다.

반면 한국은 제도적 공백 속에서 중국산 로봇이 전국 식당과 호텔을 누비고 있다. 해킹 위험이 눈앞에 있음에도, 관리 체계는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편리함을 앞세운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보안의 공백은 조용히 커지고 있다. 식당의 ‘로봇 웨이터’가 어느 날 개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창구로 변하지 않도록, 제도적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