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만으로 어떻게 버텨요”… 중장년층 줄 서서 찾는 ‘이곳’, 2개월 대기에도 ‘바글바글’

상담 창구에 중장년층이 몰리는 이유
지금 준비 안 하면, 늦는다
금융감독원
사진 = 연합뉴스

“퇴직하고 나면 한 달에 얼마로 살아야 하죠?”, “연금만 믿고 있어도 괜찮을까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재무 상담실은 최근 평일 내내 붐빈다. 정년을 앞둔 중장년층이 속속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도 없었는데 ‘입소문’만으로 예약이 밀리면서 상담 대기만 두 달이다.

누군가는 퇴직 이후의 삶이 그저 막막하다고 말하고, 이러한 불안은 숫자로 드러났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5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가구 10가구 중 8가구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잘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단 1가구뿐이었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 곳은 바로 정부가 운영하는 무료 재무상담 창구였다.

기혼가구 80%, 노후 준비 부족하다고 느껴

금융감독원
사진 = 뉴스1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가구는 평균 6억 7000만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은퇴 시점까지는 9억 2000만 원 정도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겉으로는 부족해 보이지 않지만, 체감은 달랐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여전히 노후 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기혼가구가 ‘충분한 노후자금’으로 꼽은 금액은 평균 19억 원. 실제 자산보다 세 배 가까이 많다. 반면 스스로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낀 이들의 평균 자산은 5억 7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흥미로운 건 자산 구성인데, 노후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고, 유동성이 좋은 자산을 많이 갖고 있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은 부동산 비중이 컸고,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자금은 적었다.

보고서는 “노후 대비는 자산의 총량보다 실제 생활에 쓸 수 있는 돈, 즉 유동자금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은퇴 상담, ‘재무관리’가 열쇠

금융감독원
사진 = 뉴스1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무료 1:1 재무상담 창구에는 은퇴를 앞둔 5060세대가 연일 몰려들고 있다. 2024년 상반기에만 1만 4000건이 넘는 상담이 진행됐고, 이 중 37%가 50대 이상이었다.

김경연 상담전문역은 “노후 준비라는 큰 주제를 앞에 두고, 수입·지출, 대출관리, 저축 계획 등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조언은 ‘통장 쪼개기’다. 급여가 입금되면 생활비, 저축, 비상금 등으로 나누어 계좌를 분리하고, 잔액을 ‘0’으로 만드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비정기적인 지출은 ‘비상금 통장’에서만 사용하는 구조도 함께 설계한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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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관리도 중요한 상담 항목인데, 김 상담전문역은 “이자 상환 부담은 월 소득의 28%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부부 합산 소득이 월 600만 원이면, 매달 이자 상환은 168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집을 살 때는 매매가의 40% 이내에서만 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자기자금으로 충당해야 ‘위험하지 않은 투자’라는 설명이다.

조기 연금 수급자도 급증… “3년 소득 공백이 문제”

금융감독원
사진 = 연합뉴스

실제 많은 이들이 국민연금도 앞당겨 수령하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는 91만 5000여 명에 달했으며, 이는 2020년보다 24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재 연금 수령 연령과 퇴직 나이에는 간극이 존재해, 회사를 떠나 연금을 받기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연금을 미리 받기로 선택하지만, 이는 결국 월 수령액 감소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5년 일찍 받으면 연금액은 최대 30% 가까이 줄어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의원은 “연금 수급 연령과 퇴직 연령의 간극을 줄이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정책적 개입을 촉구했다.

이제는 단순한 ‘은퇴 준비’가 아닌, 생존 전략의 문제다.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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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융문맹 탈출했어 연금부자로 은퇴하고 삽시다!
    IRP ISA 연금저축 공부해서 준비 하세요.
    젊어서 부터 철저하게 노후 준비!

  2. 충분하지않나…월600만원이면 막말로 편하게 사는데 지장없을듯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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