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맛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희한하네”… 너무 안 팔려 문제였던 ‘이것’의 ‘2900억’ 기막힌 반전

국내에서 외면받은 과일소주
해외 수출로 2900억 실적
K-주류, 새로운 성장동력 되나

한국에서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과일소주가 해외 시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

건강 트렌드와 음주 문화 변화로 내수는 위축됐지만, K-콘텐츠 확산에 따라 과일소주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류업계는 내수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선 하향세인데… 해외선 ‘쾌속 질주’

국내 주류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15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5년 8.4리터에서 2022년 7.1리터로 줄었다.

저도주 선호, 건강 관심 증가, 회식 문화 축소 등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예상 매출은 6855억 원, 영업이익은 6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할 전망이다.

오비맥주 역시 모회사 AB인베브가 매출 감소를 언급한 바 있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칠성은 같은 기간 매출 4조748억 원, 영업이익 207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 해외 자회사 실적에 기반한 성장이며, 국내 부문은 여전히 정체 상태다.

95개국 뚫은 ‘K-소주’의 반전

내수 부진과는 달리, 한국 소주의 해외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수출액은 약 2억 달러, 한화 2900억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국가는 95개국 이상으로 확대됐고, 과일소주는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미국, 중국, 일본 외에도 동남아와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낮은 도수와 달콤한 맛 덕분에 과일소주는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드라마, 음악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한국 술로 이어지면서, 소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문화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별 전략, 전세계로 뻗는 K-주류

주류 기업들은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를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첫 해외 공장을 건설 중이다.

롯데칠성은 ‘순하리 처음처럼’, ‘새로’ 브랜드를 통해 미국, 유럽,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유통망 강화를 위해 미국 대형 유통사와 협업도 진행 중이다.

오비맥주는 수출 확대보다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논알콜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카스 제로’ 등 저도주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주류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외 수출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과일소주는 해외 소비자에게 ‘입문용 술’로 자리잡으며 K-소주의 대표 주자로 부상했다.

업계는 현지화 전략과 브랜드 강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