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캥거루족 절반 넘어
부모 월 85만 원 경제 지원
은퇴 후 필요 자금 9억 원

은퇴가 코앞인데 성인 자녀가 독립하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노후자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은퇴 가구 중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57.0%로 절반을 넘었다. 은퇴한 가구주들이 꼽은 월 적정 생활비는 336만 원이지만, 실제 국민연금 수급액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부부 기준으로 은퇴 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외에 150만 원 이상의 추가 수입이 필요하며, 30년으로 환산하면 약 5억 4000만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월 85만 원, 숨은 비용은 더 크다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 가구원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54.4%로 집계됐다.
30-34세 구간의 경우 동거율이 29.9%로, 이립(而立)의 나이에도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3명 중 1명에 달한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부모와 동거 중인 자녀로 한정하면 44%가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월평균 지원 금액은 85만 원이다.
비동거하는 자녀의 경우 월 110만 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나, 함께 사는 경우가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착각이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동거 시 발생하는 숨은 비용이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공과금, 식비, 주거 공간 사용 등 직접적인 비용 외에도 부모가 노후 자금을 불리기 위한 투자 기회를 놓치게 되는 간접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성인 자녀를 둔 부모의 47%가 매달 평균 1384달러(약 190만 원)를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준비율 32%의 충격

KB국민은행의 은퇴설계 계산에 따르면 52세 여성이 월 336만 원의 생활비로 65세부터 88세까지 24년간 생활하려면 총 9억 459만 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적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월 94만원에 불과해 은퇴 준비율이 32%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녀 지원으로 인해 이마저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는 점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응답은 8.4%에 불과한 반면, 잘 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은 52.5%로 절반을 넘었다.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연구위원은 “은퇴자산을 관리할 때 자녀 지원과 노후 준비를 반드시 분리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본인의 노후 준비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자녀 지원을 우선시하다가 부모의 노후가 불안해지면 결국 다시 자녀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노후 준비 먼저, 자녀 지원은 그다음

서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35세 시점에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10년 새 18.6%에서 32.1%로 급증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거주 1981-1986년생의 캥거루족 비율은 41.1%로, 1971-1975년생(22.8%)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자녀가 결혼하든 유학을 가든 어느 선에서 냉정하게 자녀 부양을 멈춰야만 부모 본인들의 노후자금이 생긴다고 조언한다.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자식에게 기대지 않는 노후설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자녀의 독립을 늦추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만이 아니다. 부모 세대의 은퇴 자산 중간값은 39세 이하 2억 2158만 원, 40대 4억 5064만 원 수준에 그친다.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동시에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이중고는 5060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세무사들은 “자녀에게 과다하게 투자하고는 내 노후가 걱정이라고 하지 말고, 자기의 노후 준비를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자녀에 대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끝까지 다 해주는 부모보다 함께 버틸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돕는 부모가 이 시대에 더 현실적이고 강한 설계를 가진 부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