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진짜 잘한 거였네”…밀라노 간 선수들이 8년 전 ‘평창’ 그리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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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당시 선수촌 식당 (출처-연합뉴스)

“맛은 괜찮은데 똑같은 음식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매일 나온다. 많이 물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신동민이 9일 공개한 선수촌 식당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8년 전 평창 올림픽이 400개 메뉴로 세계 선수들을 감탄시켰던 것과 달리, 밀라노는 20~30개 메뉴에 불과했다.

전 국가대표 곽윤기가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를 통해 공개한 현장 영상은 올림픽 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평창의 ‘음식 외교’에서 밀라노의 ‘계산된 효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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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꽉잡아윤기’ 갈무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식당은 그 자체가 한국의 국가 브랜딩 전략이었다. 400여 개 메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당시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은 “외국 선수들이 식당에 계속 왔다. 계속 먹고 맛있다고 하면서 배를 두들겼다”고 증언했다.

곽윤기 역시 “선수들이 살이 쪘다. 음식을 푸는 공간이 길게 있었다”며 평창의 풍성함을 회상했다. 이는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비슷했다. 김민정 쇼트트랙 코치는 “그때는 식당이 밀라노보다 3배가 컸다. 엄청나게 브랜드가 깔려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밀라노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1,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선수촌에 20~30개 메뉴만 제공되며, 곽윤기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노는 공간이 많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식당 규모가 축소됐다. 주최 측은 “다양한 메뉴”를 강조했지만, 현장 선수들의 체감은 달랐다. 이는 올림픽 운영이 ‘과시’에서 ‘효율’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인다.

“메뉴가 안 바뀐다”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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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꽉잡아윤기’ 갈무리

선수들의 불만은 구체적이었다. 신동민은 “맛은 괜찮은데 똑같은 음식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매일 나온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준서도 “그냥 먹을만하다”면서도 “마땅히 많이 먹을 것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민정 코치는 아예 “(선수촌 식당에) 잘 안 온다”고 밝혔다. 선수들에게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심리적 안정과 직결된다. 매일 반복되는 메뉴는 경기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곽윤기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조금 빈약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마 계산된 메뉴로 선정이 됐을 것”이라며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도록 계산된 식단”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스포츠 과학이 발전하면서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영양 관리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국가별 대응 전략, 한국의 ‘플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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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동계올림픽 급식지원센터 방문한 최휘영 장관 (출처-뉴스1)

한국 선수단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2월 5일 밀라노 현지 급식지원센터를 방문하며 한식 도시락 지원을 강화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셰프들이 매일 2회 한식 도시락을 선수촌에 배달하고 있다.

이준서는 “한식도 먹고 있어서 괜찮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는 한국이 평창 올림픽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대회에서도 선수 지원 시스템을 고도화했음을 보여준다.

다른 국가들의 대응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선수촌 식당 만족도 격차가 국가별 성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자체 지원 시스템이 없는 중소국 선수들은 반복되는 메뉴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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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꽉잡아윤기’ 갈무리

한편 밀라노 올림픽의 식단 논란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미래 올림픽 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비용 절감과 선수 만족도 사이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또한 한국처럼 국가 차원의 보완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경쟁력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IOC와 개최국은 ‘효율’이라는 명분 뒤에 선수들의 기본권이 흔들리지 않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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