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까지만 어떻게 안 되나요”…직장인들 ‘대출 막힘’ 발 동동
요즘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잇달아 중단하면서 대출의 문이 닫히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까지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출이 절박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만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 4종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NH직장인대출V, 올원 직장인대출, 올원 마이너스대출, NH씬파일러대출 등 네 가지 상품이 판매 중단 대상이다. 다만 다른 은행의 대출을 농협은행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는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잇단 비대면 대출 차단, 어디까지 확산될까?
농협은행의 이번 조치는 이미 다른 주요 은행에서 진행 중인 비대면 대출 판매 중단에 뒤따르는 흐름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주력 주택담보대출인 ‘i-ONE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i-ONE 전세대출’, 그리고 신용대출 상품인 ‘i-ONE 직장인스마트론’ 등 비대면 대출 상품 세 가지의 판매를 일찍이 멈췄다.
뒤이어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무려 12개에 이르는 신용대출 상품의 비대면 판매를 연말까지 중단했다. 또한 이달 5일부터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포함한 모든 비대면 대출의 판매를 내달 8일까지 추가로 중단하면서, 대출 수요 억제에 적극 나섰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신한은행에서도 감지됐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의 추가적인 대출 중단 조치가 시행된 지 하루 뒤인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까지 포함해 모든 비대면 가계대출의 판매를 무기한 중단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방침에 따른 것으로, 대출 잔액을 연말까지 줄이지 못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풍선효과’ 우려, 추가 대출 차단 가능성 높아져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줄줄이 차단하면서, 아직 대출 제한에 나서지 않은 은행들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대출 차단을 시작하면서 대출 신청이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타 은행들의 대출 제한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대출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직 대출이 필요한 직장인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선택지 속에서 대출 확보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이러한 비대면 대출 제한 조치는 은행들이 대출 유입을 최소화하고 가계대출 총량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직장인들의 자금 부족 문제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