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한 장 반납하면 연 42만 원 절감”… 하지만 망설이는 이유가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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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면허반납 지원금 20만원으로 2배 확대
고령운전자 사고 비율 29% 육박하며 논란
개인 자유와 공공 안전 사이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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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내년부터 서울시가 70세 이상 어르신의 운전면허 반납 지원금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2배 인상한다.

지난 6년간 약 10만명이 이 제도를 통해 면허를 반납했지만,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여전히 증가세다. 2023년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고령운전자가 가해자인 경우가 29%에 달하며, 이는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다.

편의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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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한국교통연구원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1명이 면허를 반납할 경우 연간 약 42만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반납을 망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많은 고령자들에게 운전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독립성과 자존감의 상징이다.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거주자들은 운전면허가 없으면 병원 방문, 장보기 등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워진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70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전체 운전자 대비 약 1.9배 높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안전거리 미확보와 교차로 운행방법 위반이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전국 200여 지자체의 지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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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반납 / 출처 : 연합뉴스

현재 전국 200여개 지자체가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자체별로 지원 기준과 혜택이 다르며, 통상 10만원에서 3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서울 동작구는 실제 운전자를 대상으로 기본 10만원에 추가로 24만원을 분기별로 나눠 지원하는 파격적인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강남구도 자동차보험가입증명서를 제출하면 추가 10만원을 지급해 장롱면허가 아닌 실제 운전자의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반납 절차는 거주지 동주민센터나 경찰서 민원실에서 가능하며, 본인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대리인을 통한 신청도 허용된다. 면허증을 분실한 경우에는 운전경력증명서로 대체할 수 있다.

조건부 면허제 도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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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자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전면적인 반납보다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게 인지기능검사와 실기시험을 의무화했으며, 치매 판정 시 면허를 취소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고속도로나 야간 운전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65세와 80세 이상의 신체 조건이 다른 만큼 연령대별 세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사업 외에도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 적성검사 강화 등의 제도 개선을 국민권익위원회, 경찰청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도 이러한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장기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찰청 추계에 따르면 2025년 498만명으로 예상되는 고령 운전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안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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