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41% 급등, SUV 전반 상승세
현대·기아 질주 속 혼다의 반격
CR-V 트레일스포츠, 새로운 승부수

“하이브리드 SUV, 이제 도심 전용이 아니다.” 2026년형 혼다 CR-V 트레일스포츠가 베일을 벗으며 북미 시장을 정조준했다.
오프로드 감성을 입은 하이브리드 SUV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최근 미국에서 급성장 중인 현대·기아 SUV 라인업과 정면 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투싼 돌풍’과 더불어 엘란트라, 싼타페 등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산 SUV에 맞서 혼다가 꺼내든 전략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기아 SUV 전선, 전방위로 확장 중

현대차는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8만 1,50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이 중에서도 ‘투싼’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나 급증하며 7개월 연속 월간 기록을 경신, 사실상 브랜드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투싼만이 아니었다. 엘란트라, 싼타페, 쏘나타, 팰리세이드까지 고르게 상승하며 전 라인업의 경쟁력이 뚜렷했다. 친환경차 부문도 예외 없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무려 46% 급증했고,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기아도 SUV 강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7만4,805대를 판매하며 14% 성장했고, 카니발,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등 주력 SUV들이 고른 활약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산차 고율 관세 발언 이후,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앞서 차량 구매를 앞당겼다는 분석도 이러한 급증세에 힘을 보탰다.
혼다의 승부수, ‘CR-V 트레일스포츠’

이처럼 한국산 SUV의 강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혼다는 오프로드 감성과 하이브리드 파워를 결합한 새로운 CR-V 트레일스포츠로 반격에 나섰다.
2026년형 CR-V 라인업에 추가된 이번 모델은 2.0리터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시스템 출력 204마력, 247lb-ft의 토크를 낸다. 기존 모델과 달리 AWD 시스템이 기본 장착됐으며, 시속 15km 이하의 저속 주행에서 접지력을 자동 분산하는 기능까지 탑재됐다.
또한, 콘티넨탈 ATR 올터레인 타이어, 전용 18인치 휠이 장착됐으며, 주황색 앰비언트 조명 등 디자인적 요소도 CR-V의 ‘오프로드 감성’을 강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실내에는 CR-V 최초로 직물 시트와 전동 테일게이트가 동시에 적용됐고, 8스피커 320W 오디오 시스템,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 무선 충전,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 첨단 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여기에 최상위 트림에는 구글 빌트인 소프트웨어도 적용되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SUV 격전지 북미, 주도권 싸움은 이제 시작

2024년 한 해 동안 CR-V는 미국에서 40만 대 이상 판매되며 혼다 SUV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현대·기아의 전방위적 공세는 혼다에게도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왔다.
혼다는 이번 트레일스포츠 모델이 “단순한 옵션 트림이 아닌, 전용 주행 셋업을 지닌 독립적 모델”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SNS에서는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CR-V로 간다”, “4Runner보다 낫다”는 반응도 이어지며 기대감을 입증하고 있다.
CR-V 트레일스포츠의 북미 가격은 약 3만 7,500달러~4만 500달러(한화 약 5,300만~5,650만원)로, 투싼 하이브리드 고급 트림과 유사한 수준이다.
혼다는 브랜드 감성과 오프로드 성능을 내세우며 도심과 험로를 아우르겠다는 전략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제 본격적인 SUV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 속에서 앞으로의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