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공군이 수십 년간 ‘전장의 눈’으로 신뢰해온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가 사상 처음으로 적의 공격에 파괴됐다.
단순한 항공기 1대의 손실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미군의 전장 감시 체계에 즉각적인 공백을 만들었고, 지상에 주기된 대형 항공기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이 사우디아라비아 내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주기 중이던 E-3 센트리 1대가 완전히 파괴됐다.
기체 후미가 산산조각 나고 전체가 불에 그을린 사진이 현장에서 유출됐다. 피격 기체는 오클라호마주 팅커 공군기지 소속 81-0005로 식별됐으며, 전문가들은 수리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E-3 외에 다수의 공중급유기도 손상됐으며, 미군 최소 10명이 부상했다.
3억 달러짜리 ‘체스 마스터’의 추락

E-3 센트리는 1970년대 도입 이후 미 공군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운용돼 왔다.
기체 상단에 장착된 거대한 회전 레이더 디스크는 수백 킬로미터 밖의 적 항공기, 미사일, 드론을 동시에 탐지하고 실시간으로 전장 정보를 아군에 전파한다. 항공기 1대의 가격은 약 3억 달러, 우리 돈으로 4500억 원에 달한다.
전직 F-16 조종사 출신인 헤더 페니 미첼 항공우주연구소 연구원은 E-3를 “전장의 전체 그림을 보는 체스 마스터”에 비유하며, 이 자산의 손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문제가 크다”고 경고했다.
도입 후 수십 년간 단 한 번도 적의 공격으로 잃은 적 없던 자산이 지상에서 허무하게 불탔다는 사실은 미 공군에 상징적·실질적 충격을 동시에 안긴다.
지상 주기의 맹점, 이번에도 반복됐다
이번 사건은 군사적으로 오래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바로 대형 고가 항공기의 지상 취약성이다.
전직 호주 공군 장교인 피터 레이턴 그리피스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이는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며 “대형 군용기가 지상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며, 상시적인 능동 방어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E-3처럼 몸집이 크고 즉각 분산이 어려운 플랫폼은 지상 주기 상태에서 방어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