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까지 최대 22개월 대기
전기차 시장 부활 이끈 소형 SUV
디자인·가성비 다 잡은 캐스퍼

작고 귀여운 외형에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단 ‘캐스퍼 일렉트릭’이 예상을 뒤엎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트림의 출고 대기 기간은 무려 22개월이다.
‘작고 저렴한 차’라는 편견을 깨고,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제대로 한 방을 날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 뒤흔든 ‘캐스퍼 열풍’

현대차의 대표 경차 캐스퍼가 전기차 모델로 돌아오며, 반도체 대란 이후 최장 출고 대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달 계약해도 최소 1년, 길게는 22개월까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나 기아의 카니발 하이브리드보다도 대기 기간이 긴데, 그 이유로는 생산을 맡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부분 파업이 한몫하고 있다.
최근 노사 갈등으로 인해 부분 파업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생산 차질과 수출 물량 증가가 겹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0월 상품성 강화를 마친 캐스퍼는 일본과 유럽 등으로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1분기 수출 물량은 1만1836대로 전분기 대비 37% 늘었으며, 이는 현대차 전체 전기차 수출량의 46%를 차지하는 수치다. 전기차 시장의 핵심 주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작지만 강한’ 전기차, 캐즘을 넘다

2025년 1분기 전체 신차 등록량이 줄어드는 가운데에서도, 전기차는 31% 이상 판매량이 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대의 소형 SUV, 바로 기아의 ‘EV3’와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있었다.
올해 1분기 EV3는 5065대, 캐스퍼 일렉트릭은 2724대가 판매돼 전기차 판매량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중대형 SUV가 주류였던 국내 시장에서, 작고 실속 있는 모델이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은 가격 대비 성능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주행 보조 기능은 물론, 페달 오작동 방지 시스템까지 탑재했고 충전 한 번으로 315㎞를 달릴 수 있으며, 실내 공간도 기존 모델보다 넓어졌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가격은 2000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간다. 귀여운 외형과 다양한 색상 옵션은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면 파업 위기에도 ‘기대감’은 상승

한편, 캐스퍼의 출고 대기 기간은 당분간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GGM의 노사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전면 파업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지금 계약해도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소형 전기차가 다시금 시장의 판을 흔들며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기능·디자인 삼박자를 고루 갖춘 소형 전기차는 앞으로도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