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에 美 시장 리스크 증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다시 중국으로
저가 전기차로 반격 준비

미국 시장만 바라보던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높아지는 무역 장벽과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와 도요타는 미국이 아닌 중국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이미 전기차(EV)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중국이지만, 완성차업체들은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요타, ‘1시간 만에 1만 대 계약’

도요타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전기 SUV ‘bZ3X’를 선보였다. 가격은 1만 5000달러(약 2200만 원)로, 도요타의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출시 직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 1시간 만에 1만 건 이상의 계약이 체결되며,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요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중국 상하이에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연간 2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전기차’ 현지 생산 검토

현대차도 중국 시장에서 다시 승부수를 띄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지앙 중국 제네시스 법인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한국과 중국 연구개발팀이 함께 전기차를 개발하고, 현대차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도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1만 6810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국에서 승부수 통할까

한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장’으로 여겨졌던 중국이 다시 자동차업체들의 전략적 거점이 되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지만, 글로벌 브랜드들도 쉽게 포기하기에는 매력이 충분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이미 현지 전기차 업체들이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일본 미쓰비시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도요타와 현대차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과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과연 이들의 전략이 통할지,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