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부진 속 국산 전기차 성장세
국내뿐 아니라 미국 시장도 장악
신차 효과·보조금 정책이 상승 견인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다시 한번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2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70.4%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60.1%)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34.9%에서 26.4%로 줄었다. 특히 테슬라는 신차 부재의 영향으로 15.6%까지 떨어지며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5,346대를 판매했고, 기아도 4,666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신차·보조금 효과… 전기차 판매량 급증

현대차·기아의 판매 성장에는 신차 출시와 보조금 지급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1,463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도 1,061대 팔리며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기아의 경우, EV3가 2,257대 판매되며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등극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환경부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1월 15일에 보조금 지급 지침을 발표하면서 2월부터 전기차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차종별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아 전기차 판매가 저조하지만, 올해는 정부 정책이 시장 흐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테슬라 다음 ‘2위’… 점유율 확대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2만 3,803대로,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24.1%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9.5%를 기록하며 테슬라(37.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GM(7.3%), 포드(7.0%) 등 미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를 제친 결과다.

특히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미국에서만 4만 4,400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30.9% 증가했다. 기아의 EV9과 EV6도 각각 2만 2,017대(1869% 증가), 2만 1,715대(15% 증가) 판매되며 선전했다.
올해부터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신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생산능력까지 확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격차를 점차 좁혀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