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보다 싸다
한 번 충전으로 624km
기아 첫 유럽산 전기 해치백

세단만 출시된 한국과는 달리, 유럽에서는 기아 EV4 해치백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아는 1일(현지시간) 영국 시장을 시작으로 EV4 해치백의 공식 판매를 개시했다.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바꿀지 모를 이 차는 뛰어난 효율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624km 달리는 전기 해치백, 가격은 경쟁차보다 낮다

EV4 해치백은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중 하나로, 영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기본형에는 58.3kWh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최대 436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롱레인지 모델은 81.4kWh 배터리를 탑재해 624km까지 달릴 수 있다.
가속력도 준수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7.5초가 소요되며, 싱글 모터 전륜구동 방식으로 최고출력은 201마력이다. 급속 충전 기준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약 30분으로, 실용성도 확보했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돋보인다. EV4 해치백은 전체 트림에서 폭스바겐 ID.3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는데, 유럽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성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기저항 줄이고, AI 어시스턴트 넣고…기술력도 눈길

EV4 해치백은 공기역학적 설계를 통해 공기저항계수 0.27Cd를 구현해 전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내부에는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ChatGPT 기반의 기아 AI 어시스턴트, 휴식 모드와 극장 모드까지 포함됐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등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OTA, 기아 커넥트 7년 무상 제공 등 최신 기술이 모두 기본 탑재된다. 트렁크 용량은 435ℓ이며, 히트 펌프는 옵션으로 제공된다.
기아 유럽 법인의 테드 리 부사장은 “유럽 시장에서 여전히 해치백 수요가 강하다”며 “기아는 EV4를 시작으로 새로운 해치백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V3 대박 잇는 EV4…기아의 유럽 전략은 계속된다

기아는 지난 ‘2025 EV 데이’에서 해치백과 세단 2종씩, 총 4종의 전기차 시리즈를 공개했다. EV4 해치백은 그중 하나로, EV3, EV5, EV2와 함께 보급형 EV 라인업을 완성해간다.
흥미로운 점은 EV4 해치백이 기아 최초의 유럽 생산 전기차라는 것이다. 세단은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반면, 해치백은 유럽 시장에 맞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제작된다.
EV3가 영국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강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EV4도 뒤를 잇고 있어 기아는 BMW와의 판매 격차를 300대까지 좁히며 유럽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국내 출시는? “EV3와 수요 겹칠 듯”

한편, 국내에는 EV4 세단만 출시됐다. 해치백 모델은 EV3와 수요가 겹칠 수 있어 출시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신 기아는 전기 밴 PV5를 새롭게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전기차의 다양화와 시장 맞춤 전략을 동시에 노리는 기아. 유럽 해치백 시장의 부활을 예고하는 EV4 해치백이 기아의 글로벌 도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