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6년째 고위험국 지정
이란과 함께 ‘대응조치 대상’
국제 기준 미이행 지속

북한이 국제 자금세탁·테러자금 조달 방지 체제에서 16년째 ‘불량국가’로 낙인찍혔다.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제34기 5차 총회는 북한을 이란, 미얀마와 함께 고위험 국가(블랙리스트)로 재지정했다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이 18일 밝혔다.
특히 북한과 이란은 3개국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제재 수위인 ‘대응조치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는 FATF 회원국들에게 북한 금융회사의 국내 설립을 금지하고,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라는 국제적 경고다.
2011년 첫 지정 이후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북한은, 사실상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완전히 격리된 상태다.
가상자산이 뚫린 ‘새 구멍’… FATF의 경고

이번 총회에서 FATF는 북한의 전통적 자금세탁 위험과 함께, 새로운 디지털 위협에 주목했다.
총회는 미신고 역외 가상자산사업자(Offshore VASPs)를 통한 자금 흐름과 스테이블코인의 개인 간(P2P) 직접 이전 거래가 감독 공백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채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킹을 통해 탈취한 가상자산을 다양한 경로로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규제되지 않는 역외 사업자와 추적이 어려운 P2P 거래를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FATF는 “실제소유자 확인 강화, 가상자산의 규제 편입, 자산 회수 체계 고도화”를 사기 범죄 예방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한국 정부 “동남아 스캠단지, 조직범죄 수준”

한국 대표단은 이번 총회에서 동남아 일대 범죄단지를 기반으로 한 조직적 사이버 스캠의 심각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에 설치된 범죄단지는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조직적 금융사기를 저지르고 있다.
이에 따라 FATF는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사이버 사기 범죄 대응을 위한 신규 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도입·추진 중인 새로운 대응 방안과 업계 선도 모델을 함께 제시하며,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은 또한 “위험기반 접근(RBA)에 따른 기준 이행과 민간-감독 당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영구 블랙리스트’ 북한, 탈출 가능성은

북한이 16년째 고위험국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FATF가 요구하는 국제 기준(고객확인 절차, 의심거래 보고, 금융정보 공유 체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불투명한 금융 시스템과 대외 거래 차단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블랙리스트 탈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쿠웨이트와 파푸아뉴기니가 강화된 관찰대상(그레이리스트)에 신규 추가되어 총 22개국으로 늘어났다.
FATF는 38개 회원국과 2개 국제기구로 구성된 글로벌 기준 설정 기구로, 차기 총회는 2026년 6월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열린다.
북한이 17년째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릴지, 아니면 변화의 신호를 보낼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