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복무 군인
자가보유 44.5%
공무원 63% 크게 밑돌아

직업군인으로 10년 이상 복무해도 절반이 넘는 인원이 내 집 마련에 실패하고 있다.
잦은 전출과 관사 중심 주거체계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급여 수준 자체가 민간과 격차를 보이며 주거 안정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가 1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근속 10년 이상 직업군인의 자가보유율은 44.5%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해 공무원 자가보유율 63.0%보다 18.5%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일반 국민 평균 자가보유율 60.7%와 비교해도 16.2%포인트 뒤처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23년 기준 소득 하위계층의 자가보유율 45.8%보다도 낮다는 점이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직업군인의 주거 여건이 저소득층보다 열악한 상황인 셈이다.
계급별 양극화 심화… 대위·중사는 20%대 불과

계급별 격차는 더욱 두드렷다. 2024년 기준 장군의 자가보유율은 66.3%, 대령은 63.1%로 공무원 평균을 상회했다. 중령 60.2%, 준위 63.5%, 원사 57.9% 등 고위 계급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반면 군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는 대위는 21.3%, 중사는 23.4%에 불과해 상위 계급과 4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소령 42.3%, 상사 41.3%도 4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는 군 간부들이 주택 구매를 고려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갖추는 시점이 소령·상사급 이상으로 늦춰지면서, 그 이전 10년 이상을 무주택 상태로 버텨야 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1~2년 주기 전출에 소득도 낮아… ‘구조적 무주택’

군 전문가들은 직업군인의 낮은 자가보유율이 단순히 주거 정책 부재가 아닌 복합적 구조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가장 큰 요인은 1~2년 주기 보직 이동과 전국 단위 전출이다. 자녀 교육 등으로 기혼 군인의 30.7%가 가족과 별거 중인 상황에서 특정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기 어렵다.
관사와 간부숙소 제공을 전제로 한 보수 체계도 주택 구매 여력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소득 수준도 문제다. 2024년 기준 소위 초봉은 약 189만원으로 병장 월급 150만원(내일준비지원금 포함 시 205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하사 1호봉도 약 188만원 수준이다.
대위 5호봉 기준 약 300만원 수준으로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가를 감안하면 20~30대 초급 간부들이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군부대 이전 부지 활용한 군인 주택 공급 추진

정부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군부대 이전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군인복지기본법 10조 3항은 용도 폐지된 군 부지를 무주택 군인 대상 주택 공급에 우선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1월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과천 국군방첩사령부(28만㎡)와 인근 경마장(115만㎡)을 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서울 노원 태릉CC(6,800가구), 남양주 퇴계원 군부대(4,200가구), 금천 공군부대(2,900가구), 동대문 국방연구원(1,000가구) 등 수도권 군 부지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도 예정돼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인과 일반 공무원·민간의 자가보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소득 개선과 주거 정책을 병행 추진할 것”이라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강조한 대로 급여 인상과 생활 여건 개선에 사활을 걸고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부대 이전지 주택 공급이 실제로 무주택 군인에게 우선 배정될지, 일반 분양 물량으로 전환되지 않을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군 주거복지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 물량 공급을 넘어 군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주거 지원 제도 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