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 매년 늘어나는데
중소·비정규직은 ‘제자리걸음’

“30년을 일했는데, 대기업 신입사원이 저보다 더 받는다고요?”
한 중소 제조업체에서 30년째 근무 중인 정모 씨(57)는 최근 동료의 말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
대기업에 갓 입사한 조카의 연봉이 자신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정 씨는 “이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대기업 절반 이상이 ‘1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반면, 중소기업의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우리 몫은 어디 있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 절반, 연봉 1억원 넘었다

연합뉴스가 3월 31일 공개한 비금융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 기업은 총 55곳이었다.
전체 100개사 중 절반을 넘어선 수치로, 2019년(9개사) 대비 6.1배 증가한 것이다.
새롭게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에는 현대글로비스(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억 1,800만 원), 삼성전기(1억 300만 원) 등이 있다.
상위 10대 대기업은 모두 평균 연봉 1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기아(1억 3,600만 원), 삼성전자(1억 3,000만 원), LG전자(1억 1,700만 원), 현대차(1억 2,400만 원), ㈜SK(1억 1,600만 원) 등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1억 5,800만 원), HD현대(1억 5,900만 원)처럼 일부 기업은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중소기업은 정체… 복지·근로환경도 차이

반면 전체 근로자의 현실은 다르다. 국세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국세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근로소득자의 평균 총 급여는 4,332만 원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자 2,085만명 중 억대 연봉자는 139만 명으로 6.7%에 불과하다.
전체의 절반 가까운 945만 명(45.3%)은 연봉 3천만 원 이하였고, 5천만 원 이상~1억 원 이하도 460만 명(22.1%)에 그쳤다.
단순한 임금뿐만 아니라 근로 환경과 복지제도도 큰 차이를 보인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체 중 95.1%가 육아휴직을 전 직원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5~9인 사업체에서는 그 비율이 47.8%에 그쳤다.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도 기업 규모에 따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이 같은 조건은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유입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의 근로환경 개선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 영향으로 대기업 중심의 임금 상승이 계속됐지만 중소기업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임금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단순 임금 인상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임금 구조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뱁체류자들 단속만 제대로하면 중,소기업근로자 임금
억울하면 대기업가야지 누굴탓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