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돌봐줄 거야” vs “요양보호사 부를게” .. 갈리는 인식차 속 사회적 현실

남녀 간 돌봄 인식의 극명한 차이
현실은 요양 인력 의존 늘어나
혼자 사는 노인, 더 깊은 고립감
아내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늙거나 아플 때 누가 돌봐줄지를 묻는 질문에 남성과 여성의 생각이 뚜렷하게 갈렸다.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아내를 지목했지만, 여성의 기대는 요양보호사나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돼 있었다.

고령화가 빨라지는 지금, 돌봄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남성은 ‘아내’, 여성은 ‘요양보호사’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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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지난달 전국의 4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돌봄 인식과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의 49%는 자신이 늙거나 병들었을 때 돌봄을 아내에게 의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여성의 응답은 크게 달랐다. 여성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8%)는 요양보호사 등 전문 인력을 돌봄 주체로 꼽았고, 본인이 직접 돌보겠다는 답변도 23%로 뒤를 이었다.

배우자에게 의지하겠다는 응답은 22%에 그쳐 남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여성들이 남편의 돌봄에 크게 기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남녀 간 인식 차이는 돌봄이 여전히 성별 역할에 많이 기대고 있다는 사회적 현실을 드러낸다.

‘집에서 돌봄 받고 싶다’는 욕구 높지만 서비스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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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돌봄을 받아야 할 때,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살던 동네에 있는 집’에서 계속 지내고 싶다는 응답은 80%에 육박했다. 요양시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58%에 달했지만, 실제로 입소를 원한다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자유로운 생활이 어렵고 학대 우려가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년기 돌봄 서비스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 항목은 ‘건강·의료관리’(61%)였고, 이어 ‘일상생활 도움’(55%)과 ‘안전 확인’(49%)이 뒤를 이었다. 가장 절실한 서비스로는 ‘가정방문 돌봄’(71%)이 손꼽혔다.

그러나 이런 욕구에 비해 현재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는 크게 부족했다. 응답자 64%는 “노인·장애인 돌봄 수준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고, 자신이 사는 지역의 노인 돌봄 서비스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는 36%에 그쳤다.

혼자 남겨진 노인의 불안, 현실은 더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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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통계청의 ‘202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노인 중 37.8%, 약 214만 명이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5명 중 1명은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고령 1인 가구는 다양한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들 중 34.9%는 아플 때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고, 32.6%는 대화 상대조차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고립감은 정서적 문제뿐 아니라 돌봄 공백이라는 실질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돌봄 책임은 ‘가족’이 아닌 ‘국가’라는 인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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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조사에서 85%가 “노인 돌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가족(60%), 지방정부(45%), 지역사회(40%)가 뒤를 이었고, 본인을 꼽은 응답은 36%에 그쳤다.

특히 세금으로 돌봄 정책을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85%가 찬성했다. 이는 돌봄의 무게를 더 이상 개인과 가족만이 짊어질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돌봄의 미래는 이제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몫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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