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의 거울? 생산인구 줄어도
경제활동 1위 찍은 일본의 ‘역설적 성장’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오히려 일하는 사람의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령층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급증하면서 인구 구조 변화의 위기를 상쇄하는 ‘역설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30일 발표한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는 연평균 7,004만명으로 집계됐다. 195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천만명을 돌파한 수치다.
전년 대비 47만명 증가하며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계속 줄고 있지만, 실제 일자리를 찾거나 일하는 사람의 총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번 증가분 47만명 중 43만명, 즉 91%를 여성이 차지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도 동시에 확대되면서 인구 감소 시대의 노동력 공백을 메우고 있다.
우먼노믹스와 정년 연장의 효과

일본 정부가 2012년 아베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해온 ‘우먼노믹스’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육아 지원, 유연근무제 확산 등의 정책이 10년 이상 누적되면서 여성 노동시장 진입이 가속화됐다.
고령층 참여 증가는 기업들의 인력난과 맞물려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정년 연장과 계속고용 제도를 확대하며 60대 이상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947~1949년생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으로 진입 중이지만, 이들의 상당수가 여전히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일본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상속세 세수는 2005년 약 1조 5,000억엔에서 2024년 3조 4,000억엔으로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고령층의 자산 이동과 함께 경제활동 활성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2030년대 ‘급락’ 경고도 나와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2030년대에는 경제활동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증가는 특정 세대의 일시적 참여 확대로 해석될 수 있으며,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출 이후에는 구조적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다.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령층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주로 임시직, 비정규직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실질 소득 증가나 경제 성장으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가계 지출이 2025년 11월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하는 등 개선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일자리 질 개선 때문인지 단순 물가 상승 효과인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