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수십 대 뜯었더니 답이 나왔다”…삼성도 못 푼 난제, KAIST가 돌파한 방법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화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그 불쾌한 주름의 존재를. 삼성전자와 화웨이 같은 세계 최고의 제조사들도 수년간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었지만, 이 고질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

중고폰 수십 대를 뜯었더니, 답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필승 교수 연구팀이 폴더블 스마트폰의 화면 주름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를 돌파한 핵심 동력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기존 업계는 힌지, 즉 경첩 구조를 정교하게 개선하는 방향에만 매달렸다. 반면 연구팀은 중고 폴더블폰 수십 대를 직접 분해하는 실증 연구 끝에 전혀 다른 지점에서 문제의 뿌리를 찾아냈다.

주범은 힌지가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지지판을 연결하는 ‘접착 영역’ 그 자체였다. 기존 방식은 두 소재를 마치 식빵과 잼처럼 전면 접착하는 구조라 접힘 부위에 굽힘 스트레스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가장자리만 결합하는 주머니 구조 방식으로 바꿔, 특정 부위에 쏠리던 스트레스를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CES 2026] '다리미로 다린 듯' 주름 없앤 폴더블폰…삼성D 미래 제품 공개(종합) | 연합뉴스
CES 2026] ‘다리미로 다린 듯’ 주름 없앤 폴더블폰…삼성D 미래 제품 공개(종합)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수만 번 접어도 왜곡 ‘제로’…0.1mm도 못 속인다

시제품의 성능 지표는 놀라운 수준이다. 주름 깊이 0.1mm 이하의 미세한 굴곡조차 감지하는 엄격한 조건 아래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시각적 왜곡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수만 번의 반복 접힘 테스트에서도 내구성 저하는 관찰되지 않았다.

LED 일직선 조명을 화면에 비추는 테스트에서 기존 상용 제품은 반사된 빛이 접힘 부위에서 굴절되며 선이 휘어 보였다. 반면 시제품은 반사광이 흐트러짐 없이 선명한 일직선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단순한 제조 구조에 있다. 기존 생산 라인에 큰 추가 비용 없이 곧바로 적용할 수 있어 삼성전자 같은 기업의 양산 공정에 빠르게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특허 장벽 쌓고 글로벌 시장 정조준

연구팀은 해당 원천기술을 국내에서 이미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 기술 경쟁국에도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기술 선점과 동시에 글로벌 지식재산권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 기술의 파급력은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는다. 화면 크기 확장에 물리적 한계가 있었던 폴더블 태블릿과 노트북 등 차세대 폼팩터 전반으로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초격차를 벌릴 수 있는 결정적인 무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노안으로 인해 큼직한 화면을 선호하면서도 굴곡진 화면 때문에 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장년층 사용자들에게, 이번 기술 혁신은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KAIST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단순히 스마트폰 주름 하나를 없애는 것을 넘어, 폴더블 기기 전체의 사용자 경험을 근본부터 바꿀 기폭제가 될 것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