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3명 중 1명은 노후 ‘0원'” … 천만 명 덮친 섬뜩한 현실에 정부가 ‘마침내’

국민연금 사각지대, 3명 중 1명 해당
정부, 저소득층 중심 실질 대책 추진
‘소득 단절 = 노후 단절’ 고리 끊는다

소득이 끊기면 노후까지 끊긴다. 국민 3명 중 1명이 노후에 국민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사각지대가 무려 1천만명에 육박하면서, 제도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특히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가입 기준을 대폭 손보며 대응에 나섰다.

3명 중 1명, 연금 제도 밖에 서 있다

지난 6월 기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총 998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18세~59세 인구의 약 33.6%에 달하는 수치다.

이 중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 납부를 중단한 ‘납부예외자’가 276만명, 13개월 이상 장기 체납자는 59만명으로, 이른바 ‘협의의 사각지대’에 포함된 인원은 335만명에 달했다.

여기에 연금 가입 대상에서 아예 빠진 ‘적용제외자’ 663만명까지 더한 ‘광의의 사각지대’는 1천만명에 육박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확보한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에 따르면, 이 수치는 정부가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 향후 노인 빈곤 문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보험료 못 내도 지원받는다…기준 대폭 완화

정부는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제도 개선안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의 ‘문턱’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현재는 실직 후 다시 보험료를 납부할 때만 일정 기간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이런 ‘납부 재개’ 조건 없이도 월 소득 80만원 미만의 지역가입자라면 누구나 보험료 절반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보험료 지원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22년 이후 3년간 30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1천121억 원의 지원을 받았다.

특히 수혜자 10명 중 9명 이상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보험료 납부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제도는 단기적 지원을 넘어서, 가입자들이 다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제도권 안으로…건설노동자·군인·경단녀도 포함

정부는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제도 개선도 병행 중이다. 올해 7월부터 건설일용근로자의 가입 기준을 ‘현장별’이 아닌 ‘사업장별’로 확대해, 고용이 불안정한 이들도 연금 가입 자격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2026년부터는 출산·군복무 기간도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크레딧 제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둘째 아이부터 적용됐던 출산 크레딧이 첫째 아이부터 적용되며, 가입 기간 상한도 없어진다. 군복무 역시 최대 12개월 내에서 실제 복무 기간만큼 인정받는다.

이밖에도 군 장병, 경력 단절 여성 등 미가입자에게는 맞춤형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여성 가입자의 경우, 30대는 육아와 출산 정보를, 50대는 노후 소득 정보를 집중 안내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시적 소득 단절이 곧 노후 단절로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지금의 연금 개편이 1천만명에 달하는 사각지대 해소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국민들의 눈이 정부의 실행력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