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삶이 달라진다” .. 가만히 모으기만 하던 직장인들, 이제는 ‘굴려서 키우기’ 시작했다

연금으로 자산 불리기 본격화
저축서 투자로, 흐름은 이미 변했다
디폴트옵션·로보어드바이저 도입 확산
퇴직연금
사진 = 연합뉴스

“퇴직연금, 그냥 놔두기엔 아깝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2024년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431조7000억 원을 넘기며 사상 첫 400조 돌파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저축형’ 중심이던 운용 구조가 ‘투자형’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퇴직연금, 투자 수단으로 급부상

퇴직연금
사진 = 뉴스1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퇴직연금은 최근 3년 연속 13%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상품의 비중은 2023년 17.5%로 전년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10년 전만 해도 6.9%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퇴직연금 운용 행태의 대격변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ETF·TDF 등 위험자산 투자 상품에 적립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 일부 상품에는 많은 자금이 유입되었고, 2023년 한 해 동안 특정 ETF의 수익률이 40%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나스닥100, 테크TOP10 등도 40~7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펀드 쪽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18.5% 수익을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퇴직연금이 ‘묵히는 돈’에서 ‘굴리는 돈’으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수익률, 운용 방식 따라 확연히 갈린다

퇴직연금
사진 = 뉴스1

같은 퇴직연금이라도 운용 방식에 따라 수익률 차이는 뚜렷했다. DB형은 4.04%, DC형은 5.18%, IRP형은 5.86%의 수익률을 보였다.

증권사 중심의 IRP는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가 평균 29.4%를 기록했으며, 이들의 실적배당형 비중은 92%에 달했다.

반면 은행권 IRP는 84.7%가 4% 이하에 머물렀고, 이는 원리금보장형 위주 운용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적극적인 투자 운용 여부가 수익률 격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제도와 기술, 투자 문턱을 낮추다

퇴직연금
사진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지난 2023년 7월 ‘디폴트옵션 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이는 금융전문가가 구성한 포트폴리오에 자동 투자하도록 설계돼, 투자 경험이 부족한 이들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더해, 로보어드바이저 기술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이 IRP 중심의 투자 자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퇴직연금 운용은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퇴직연금은 더 이상 노후자금이라는 ‘미래의 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현재의 투자처’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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