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 삭제한 트럼프폰
정부 셧다운 핑계로 또 연기
전문가들 “처음부터 불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이 야심차게 선보인 ‘트럼프 황금폰’이 출시 약속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설립한 휴대전화 기업 ‘트럼프 모바일’은 지난 6월 황금색 스마트폰 ‘T1’을 8월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며 예약금 100달러(약 14만원)를 받았으나, 현재까지도 출시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모바일 고객서비스 팀은 최근 정부 셧다운을 지연 사유로 들며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애국 마케팅에서 모호한 표현으로

T1 출시 초기 트럼프 모바일이 내세운 최대 강점은 ‘미국 제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당시 “T1은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될 것”이라며 “아버지의 제조업 부활 정책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499달러로 책정됐고, 월 47.45달러의 요금제와 함께 판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2주 만인 6월 말, 트럼프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미국에서 제조됐다”는 문구가 모두 사라졌다. 대신 “미국의 가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대체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폰의 미국 제조 약속을 처음부터 회의적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부사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499달러 가격에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T1이 실제로는 중국 업체가 설계하고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급망 측면에서 볼 때 중국산이 아니고서는 499달러에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역설적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제조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 내 생산을 하지 않으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가족 기업이 선보인 스마트폰조차 미국에서 제조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현재 트럼프 모바일 웹사이트에서는 애플 아이폰 15 중고품을 629달러에, 삼성 갤럭시 S24 중고품을 45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에서 아이폰 16 신품을 직접 구매하면 699달러, 삼성 웹사이트에서 S24 중고를 직접 사면 489달러로, 트럼프 모바일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
트럼프 모바일의 임원진 구성도 의문을 자아낸다. 기기 부문장 에릭 토머스는 유타주 부동산 기업 사주이며, 고객서비스 전화를 담당하는 팻 오브라이언은 미주리 소재 보험업체 사장이다.
통신업계 경험이 풍부한 전문 경영진보다는 트럼프 측근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