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조 돈방석 앉게 해준다면서”… 대통령만 믿다가 ‘368억’ 적자, 참담한 결말 맞이했다

22조 원 수출 사업, 결국 적자 전환
공기업 갈등 방치에 수백억 손실
정부 조정 실패, 국익 훼손 우려

‘22조 원 수주 성공’을 강조했던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이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내부 갈등이 국제 중재로 번지며 300억 원이 넘는 소송비용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성 악화와 구조적 한계가 겹치며 대형 국책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정산 비용 놓고 불거진 내부 갈등

바라카 원전 사업은 한전이 UAE와의 주계약을 체결하고, 한수원이 시공과 운영지원 역할을 맡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한수원이 1조 4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한전에 요구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한수원은 일정 지연과 작업 변경으로 인해 추가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고, 한전은 발주처(UAE)와의 정산이 우선이라며 반박했다.

결국 합의가 무산되자 한수원은 5월,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한전을 상대로 중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약 300억 원대의 소송비용이 발생했다.

수익은 줄고, 적자는 커졌다

한전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2023년 말까지 바라카 사업의 누적 수익은 4,350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는 722억 원으로 급감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누적 수익률은 -0.2%로 집계됐다. 정부와 산업계가 기대했던 “고수익 원전 수출”과는 전혀 다른 결과로, 사업 지연과 추가 비용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분쟁은 단순한 내부 이견 문제가 아니라, 원전 수출 구조 전반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 이후 한전과 한수원의 역할 분리, 수익 배분, 운영 주체 간 주도권 충돌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 중재 책임 방기했다는 지적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윤석열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지목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동아 의원은 “과거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 간 갈등을 방치한 결과, 수백억 원의 혈세가 국제 소송비용으로 빠져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한전과 한수원이 수년간 내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정부와 산업부는 이를 실질적으로 조정하거나 개입하지 않았다. 결국 갈등은 외부 분쟁으로 확대됐고, 국익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원전 수출 확대를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바라카 원전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왔다. “22조 원 수익”이라는 표현은 당시 정부의 공식 발표에서도 반복됐다.

하지만 실제 사업은 수익은커녕 적자로 돌아섰고, 내부 갈등과 정부의 무대응 속에 국제 소송까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성과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후 관리와 조정 시스템 마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바라카 원전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주도한 원전 수출 전략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