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에
가격 결정권
업계 호황기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변압기 3사가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변압기 시장이 완전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런 구조적 수요 증가로 향후 수년간 고수익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지난 14일 기관투자가 대상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미국에 수출할 때 붙는 변압기 관세를 전액 제품 판매 가격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상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기면 수출기업과 수입기업이 비용을 분담하지만, 변압기 수요가 폭증하자 미국 수입업체에 관세를 모두 떠넘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를 수입한 미국 전력 기업은 관세 비용의 84%를 부담했고, 올해는 더 많은 관세 비용을 책임질 예정이다.
5년치 일감 확보한 변압기 3사

국내 변압기 3사는 미국의 노후 송전망 교체와 AI 붐에 따른 신규 송전망 구축 수요에 힘입어 5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변압기 시장은 2년 전부터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됐다. 노후 송전망 교체 수요에 AI 데이터센터 신설 등이 겹쳐 변압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전역 변압기의 약 70%는 2000년 전후 설치됐다. 변압기의 평균 수명은 30년 안팎으로, 향후 수년 안에 대규모 교체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도 변압기 품귀를 부추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는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조원씩 투입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25% 시대 온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일진전기와 LS일렉트릭에 16.8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보유한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연간 북미 매출 중 앨라배마 공장 비중은 40%에 달한다.
업계에선 관세 부담을 전가하면서 한국 변압기 3사의 영업이익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4조 583억원, 영업이익 9529억원을 올렸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23.5%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관세 부담이 사라지는 2027년부터는 영업이익률 25%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는 늘지만 공급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게 변압기 시장의 특성이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초고압 변압기 전 공정을 다룰 수 있는 생산직은 전문성을 키우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공장을 짓는다고 곧바로 생산능력이 늘어나는 산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발주처는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납기와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공급사를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