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최대 매출에도 수익 감소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의 강세로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고율 관세가 치명타가 됐다.
‘트럼프 관세’로 불리는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가 아직 일부만 반영된 2분기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8282억 원 줄었다.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는 수익성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 폭탄, 최대 실적에 찬물

현대차는 지난 24일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8조2867억원, 영업이익 3조6016억원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도 3조2504억원으로 22.1% 감소했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SUV 등 고가 차량의 판매 호조 덕에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는 역대 최대 판매량인 17만 대를 넘겼고, 전체 판매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수익을 견인했다.
하지만 4월부터 적용된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는 예상보다 큰 타격이었다. 현대차 이승조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8282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업계 예상치도 뛰어넘는 수치로, 증권가는 현대차의 미국 재고 상황에 따라 영업이익이 최대 803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감소액은 이를 웃도는 8282억원으로 나타났다.
“진짜 위기는 3분기부터”

이번 실적은 관세가 부분적으로만 반영된 2분기 기준이다. 6월부터 관세 부담이 본격화됐고, 3분기에는 전 기간 관세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2분기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 부담 외에도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 물류비·부품비 인상 등도 겹치며,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차량당 추가 수익을 더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도 지난 23일 노조와의 협상 자리에서 “이제는 노사 모두 생존을 위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업계는 관세로 인한 연간 영업이익 감소분이 1조2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응책은? 가격 인상·부품망 재편

현대차는 단기적으로는 가공비 및 재료비 조정을 검토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부품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약 200여 개 부품에 대해 미국 업체의 견적을 받아 품질과 가격, 납기 등을 다각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며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한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주요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었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방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