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청룡장 수훈자
현충원 안장 가능 여부에 관심

e스포츠 선수 최초로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페이커의 국립현충원 안장 가능성이 보훈정책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가보훈부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체육훈장 청룡장 수훈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상 국가유공자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국가유공자는 전몰·순직·전상·공상군경, 4·19혁명·민주화운동 관련자, 의사상자 등 별도 심의 없이 국립묘지 안장이 보장되는 법정 대상이다.
반면 체육훈장 수훈자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국가사회공헌자로 분류된다.
이는 국민훈장·수교훈장·산업훈장·새마을훈장·문화훈장·체육훈장·과학기술훈장 수훈자 중 국위 선양이나 국민적 추앙을 받는 인물이 해당된다. 자동 안장이 아닌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법적 지위가 다르다.
20인 민관 합의체 심의 절차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국가보훈부 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20인 이내 민관 합의체다. 법무부·국방부·행정자치부·문화관광부·보건복지부·국무조정실·국가보훈처 등 7개 부처 관계자와 민간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는 안장 대상 해당 여부, 국립묘지 영예성 훼손 여부, 60년 경과 후 영구안장 여부 등을 심의한다.
심의는 필수 서류 도착 후 1~2개월이 소요되며, 심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위 선양 또는 국민적 추앙 대상인가. 둘째, 국가나 사회에 현저하게 공헌했는가.
셋째, 금고 이상 형사처벌이나 탄핵·징계 파면 등 결격사유가 없는가. 특히 영예성 훼손 여부는 위원회의 포괄적 판단 영역이다.
선례로 본 스포츠 영웅 안장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된 스포츠 인사는 총 6명이다. 2002년 손기정 마라토너를 시작으로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서윤복 마라토너, 김성집 역도선수, 김일 레슬링선수, 조오련 수영선수가 국립현충원에 잠들었다.
손기정의 경우 2002년 별세 후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됐으며, 이후 심의를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주목할 점은 이들 모두가 일제강점기·6·25전쟁 시기 또는 한국 스포츠 초창기 국위 선양에 기여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현대적 e스포츠가 동일한 맥락에서 평가받을지는 심의위원회의 판단 영역이다.
다만 페이커는 롤드컵 5회 우승·3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한국 e스포츠를 세계 정상에 올렸다는 점에서 선례와 구별되는 상징성을 갖는다.
보훈 체계 확대의 시대적 의미

페이커의 청룡장 수훈과 안장 가능성 논의는 국가보훈 체계가 전통적 무공·희생 중심에서 국가 발전 기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립현충원은 1955년 국군묘지로 출발해 1965년 현재의 명칭을 얻었으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기리는 곳’이라는 본래 취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국가사회공헌자 개념이 도입되면서 문화·체육·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안장 대상이 넓어졌다. 이는 국가 안보의 개념이 군사적 방위에서 문화·경제·외교적 국위 선양으로 확대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다.
페이커 사례는 디지털 시대 국가 경쟁력이 무엇인지, 보훈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묻는 상징적 사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