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자산가의 몰락” … 故 하일성, 재력가도 무너뜨렸던 부동산 사기에 반복되는 ‘비극’

댓글 0

재력가도 무너뜨리는
자산가의 리스크 관리 실패
재력가
사진=연합뉴스

‘야구 몰라요’는 예측 불가능한 야구 경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하일성 해설가의 인생 역시 그 말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비극으로 끝맺었다.

생전 100억 원 상당의 강남 건물주였던 그는 부동산 사기와 세금 부담, 사채 시장의 불법 추심으로 인해 순식간에 추락했고, 2016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 당한 자산가

재력가
사진=연합뉴스

하일성 해설가는 서울 강남에 시가 100억 원대의 건물을 소유한 전형적인 부동산 자산가였다. 하지만 2012년, 지인의 “대형 쇼핑몰 개발 예정”이라는 말 한 마디에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심하고 인감과 매각 서류를 넘겼다가 사기를 당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매각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양도세만 10억 원가량 부과되었다.

이 사건은 비전문가가 고가 자산을 매각할 때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구조이며, ‘관계 기반의 구두 정보’가 대형 거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계약 관리와 세무 자문 없이 이뤄진 거래는 결국 개인의 전 재산을 무너뜨리는 뇌관이 된다.

세금 부담 → 사채시장 진입 → 파국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굴레’

재력가
사진=연합뉴스

사기를 당한 하일성 해설가는 체납자 신분으로 10억 원의 양도세 부담을 떠안았다. 일부를 탕감받았지만, 결국 남은 4억 원을 갚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댔고, 불법 추심과 협박에 시달렸다. 그의 삶은 하루 수백 통의 전화와 가족까지 협박당하는 지옥으로 변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적 금융 시스템의 부재가 낳은 사적 금융 의존 구조다. 일정 규모 이상의 채무를 진 국민이 재기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가 없다면, 결국 사채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특히 불법 추심이 방치된 비제도권 금융 시장의 실태는 고위험군 개인에게 치명적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단지 특정인의 안타까운 몰락으로만 볼 수 없다. 중산층 또는 은퇴한 자산가들도 ‘자산은 있으나 현금 유동성 부족’이라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제도권 금융이 제 역할을 못하면 유사한 경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교육과 자산관리, 누구도 예외 없는 시대적 과제

100억 자산을 가졌던 이도 결국 재정 리스크 앞에서 무력했다는 점은, 모든 계층이 자산관리를 위한 교육과 조력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뒷받침한다.

부동산, 세무, 법률, 금융을 아우르는 통합적 자산관리 시스템은 이제 소수의 자산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필요한 ‘기초 금융 인프라’가 되고 있다.

국가는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재무 위기를 막기 위한 채무조정제도, 사기피해 회복 절차, 사적 금융시장 규제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과거 하일성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슬픈 이야기가 아닌, 제도와 금융문해력의 공백이 만든 구조적 실패 사례로 봐야 한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