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방산까지 “전부 다 무너진다”… 중국의 ‘최후 통첩’에 대한민국 ‘초비상’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반도체·방산 핵심 자원 포함
공급망 불안에 산업계 긴장

중국이 전략 자원인 희토류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 주요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들이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핵심 광물 틀어쥔 중국… “군용은 원칙적 불허”

중국 상무부는 9일 ‘역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발표하고, 디스프로슘, 사마륨, 테르븀 등 7종 희토류와 관련 합금 및 산화물, 자성 재료를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품목은 수출 시 중국 상무부로부터 이중용도(군·민수 병용) 물자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며, 해당 자원을 활용해 제조된 해외 제품도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군사 분야로의 전용 가능성과 국가 안보 위협을 들었다.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희토류가 민간과 군사 양쪽에 모두 활용될 수 있어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영향은 아직… 하지만 긴장 여전

희토류는 반도체 공정, 메모리칩, 전기차 모터, 유도무기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사용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희토류 수입의 80% 가까이가 중국산이다.

정부와 업계는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기준으로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 주요 희토류를 6개월 이상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사한 조치가 반복돼 왔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축과 공급처 다변화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및 방산 업계도 “현재까지는 수급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수출 심사 강화로 행정 부담 확대 우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유럽의 대중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서방 일부 기업은 수출 허가 지연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한국 기업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수출 허가 심사가 강화되면 문서 제출, 행정 처리 비용 등 간접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은 가능하더라도 허가 심사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전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질수록 기업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희토류 무기화’ 가속… 한국, 다음 카드는?

중국은 2020년 수출통제법을 제정한 이후, 자원 통제 정책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올해 4월 희토류 7종을 통제 대상으로 추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통제 품목을 확대하거나 허가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희토류의 공급망 다변화, 재활용 기술 확보, 국내 생산기반 강화 등 중장기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단기적인 비축량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산업계는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보다 근본적인 대응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