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튀’ 한다고요? ” … ’55억’ 숫자의 정체 드러나자 ‘화들짝’, 대체 무슨 일?

중국인 건보 흑자, 두 해째 가능성
제도 개선이 만든 재정 반전
‘퍼주기 논란’ 넘어 데이터로 증명

과거 ‘무임승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이 극적인 반전을 이루었다. 지난해 처음 흑자로 돌아선 뒤,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인 가입자의 건보 재정수지는 2024년 55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때 수천억 원의 적자를 냈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눈에 띄는 회복세이다.

‘퍼주기’ 비판에서 ‘효자’로… 데이터가 바꾼 인식

2018년 1509억 원, 2019년 987억 원 적자를 기록했던 중국인 건보 재정은 이후 꾸준히 개선됐다. 2022년 229억 원, 2023년 27억 원으로 적자 폭이 줄더니 지난해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건보당국은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이거나 소폭 증가한 흑자를 예상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제도 개선의 실질적 성과가 나타난 결과라는 평가다.

외국인 전체 가입자 기준으로 봐도 건보 재정은 안정적이다. 재외국민을 제외한 외국인 가입자의 재정수지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 흑자 규모는 9439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들이 납부한 보험료가 의료비 지출보다 많아 내국인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먹튀 의료’ 막은 제도 개편의 힘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정부의 제도적 손질이 있다. 과거 일부 외국인이 입국 직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보험료를 내지 않고 고액 진료를 받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2019년 7월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은 반드시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최소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해야만 피부양자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단기 체류자의 ‘무임승차’는 사실상 차단됐다.

정부는 이 조치로 연간 약 121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5월부터 병의원에서 신분증을 통한 본인 확인 절차가 의무화되면서, 건강보험증 부정 사용도 사실상 원천 차단됐다.

이처럼 다층적인 제도 보완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재정수지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여전한 논란 속, 필요한 건 ‘데이터 중심 논의’

재정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미 외국인 전체가 건보 재정에 순기능을 하고 있는 만큼, 국적별 차별적 접근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이제는 감정이 아닌 데이터 중심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이제 통계를 보면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가입자들이 건보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며 “논쟁보다 효율성과 형평성을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