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뒤집어진다” … ‘3조’ 쏟아붓는 메가 프로젝트에 ‘들썩’

99분 시대…서울에서 속초까지
강원 동서축 관통하는 철도 개통
지역 균형·관광개발 기대감 고조

서울에서 속초까지 99분 만에 이동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강원도 중심을 관통하는 ‘동서고속화철도’가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며, 수도권과 동해안을 빠르게 잇는 새로운 교통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총 연장 93.7km, 사업비 3조 원이 투입되는 이 노선은 춘천부터 속초까지 주요 지역을 연결하며, 기존보다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전망이다.

93.7km를 잇는 고속철도, 시속 250km의 ‘동맥’

춘천과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는 강원 내륙과 동해안을 가로지르는 93.7km의 철도망이다.

춘천에서 화천, 양구, 인제, 백담을 거쳐 속초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에는 시속 250km의 KTX-이음이 투입될 예정이며, 개통 시 서울에서 속초까지 99분, 춘천에서는 44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춘천~속초 간 이동에 2시간 40여 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시간 단축이다. 철도가 들어설 각 지역은 역세권 개발, 관광 수요 증가, 주거 및 상업시설 확대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고속철도 개통에 맞춰 접경지역 개발에 국비를 투입하고, 원통리 일대에는 지역 활력 타운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속초시 역시 교통허브 역할을 노리며 환승센터 중심의 복합개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공사는 순항…문제는 ‘예산 확보’

공사는 이미 주요 구간에서 본격화됐다. 춘천 스카이워크 인근 1공구에서는 지하 500m 굴착이 완료됐고, 60m 깊이의 환기구 공사도 병행되고 있다. 하루 10m씩 터널을 뚫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투입 예정 예산은 2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업비는 당초 2조4천억 원이었지만, 물가 상승과 자재·인건비 인상 등으로 인해 지난해 1월 3조100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남은 3년 동안 해마다 7천억 원씩의 예산이 확보돼야 하나,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원도 철도과 관계자는 “예산이 적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교통망 정책의 변화, 세수 감소 등의 외부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원시대’ 여는 교두보 될까

동서고속화철도는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강원 전역을 수도권 생활권에 편입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사업이 완공되면 서울과 영동지역은 물론, 부산과도 하루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정부와 강원도는 이 철도가 완공될 경우 2조3000억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와 4만8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해진 시간표 안에 도착하기 위해선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서울~속초 99분’이라는 이 야심찬 목표가 차질 없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결국 ‘돈’과의 싸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