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멈췄던 사업에 다시 불이 켜졌다
‘강남 부동산 상징’ 은마의 부활 예고
주민 95%가 찬성한 초고층 재건축

“녹물이 흘러내리던 그 아파트, 이제는 49층 하늘을 찌른다.”
3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던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드디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시와의 갈등 끝에 고층 건립안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상징적 부동산으로 꼽히던 이 단지가 마침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와의 갈등 넘고…49층 확정 수순

강남구청은 17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4월 18일부터 5월 21일까지 공람한다고 밝혔다. 주민 설명회는 오는 30일, 대치동 소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변경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49층, 총 5,962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이 중에는 공공임대 891가구와 공공분양 122가구도 포함돼 있다.
문화공원과 소공원이 단지 안에 들어서고, 대치동 학원가의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한 공영주차장도 조성된다.
이 계획안은 조합원 총 4,449명 중 3,903명이 참여한 지난 1월 정기총회에서 95%라는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단순한 재건축이 아니라, 도시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꿈의 설계안’에서 ‘현실’로…20년 만의 전환점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역사는 굴곡 그 자체였다. 2003년 추진위 승인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층수 규제, 주민 간 이견으로 오랜 시간 발이 묶였다.
특히 2015년 국제설계 공모를 거쳐 제출한 ‘50층 설계안’은 서울시에 의해 반려됐고, 2017년에는 49층으로 수정된 변경안도 시의 35층 규제에 막혀 진전이 없었다.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추진위 승인 20년 만에 조합이 정식 출범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오세훈 시장의 35층 규제 해제 방침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변경안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거쳐 최고 320%의 용적률을 적용받았다. 기존 300% 계획안 대비 184가구가 늘어난 결과다. 조합은 연내 사업시행 인가를 기대하고 있다.
집값도 꿈틀…‘은마 효과’ 주목

재건축이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은마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달 35억5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5년 전보다 14~15억 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달 79㎡형 역시 30억2천만 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기대감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지 여건도 한몫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이 인접하고, 주변에 병원·우체국·시장 등 생활 인프라가 밀집해 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도자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어, 공급이 제한된 강남권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흉물 되겠네.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