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소바집, 관광객 점심시간 제한 안내문 논란
일본 정부, 출국세 3배 인상 등 강력 대응 검토
유럽도 베네치아·바르셀로나 중심 관광세 확대

일본 도쿄의 한 소바 전문점이 한국어·영어·중국어로 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됐다. “점심시간에는 오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20일 도쿄 나다이 후지소바의 한 지점은 “여행자는 점심시간을 피하십시오. 저희 가게는 이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 배우는 사람들을 우선합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본사인 다이탄그룹은 즉시 사과하고 안내문을 내리도록 지시했지만, 이 논란은 일본이 앓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165만 명으로 역대 최단기간에 연간 3,000만 명을 돌파했다.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무단 투기, 소음공해가 심각해지면서 현지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정부, 출국세 3배 인상 추진

일본 정부는 오버투어리즘 대응책으로 강력한 재정 조치를 검토 중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현재 1,000엔인 국제관광여객세를 3,000엔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공언했다.
출국세는 일본을 떠나는 모든 여행자에게 부과되며 2023회계연도 기준 399억 엔을 걷어들였다. 정부는 세금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을 교통 혼잡 완화와 규정 위반 단속, 지역 관광 인프라 개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비자 수수료도 1978년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된다. 현재 약 3,000엔인 단수 비자 수수료를 미국 수준인 27만 원대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2028년부터는 무비자 단기 방문객에게도 사전심사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유럽도 겪는 같은 고민

오버투어리즘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의 주요 관광지들도 수년간 같은 고민을 해왔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2024년 4월부터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5유로의 입장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이를 10유로로 두 배 인상한다.
연간 2,500만 명이 방문하지만 상주인구는 5만 명에 불과한 베네치아는 유네스코로부터 ‘위험에 처한 세계 유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12년부터 관광세를 부과해왔으며 현재 1박당 3.25유로를 받고 있다.
바르셀로나 시장은 2028년까지 단기 임대용 아파트 1만여 개의 허가를 취소해 관광객 숙박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주민 1,000여 명이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며 물총을 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경제 vs 삶의 질, 균형점 찾기

전문가들은 관광세만으로는 오버투어리즘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베네치아는 입장료 도입 후 오히려 방문객이 10%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일본 정계 일각에서는 외국인 대상 소비세 면세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30년 외국인 관광객 6,000만 명 유치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관광 수입과 지역 주민 삶의 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요미우리신문 설문조사에서는 교토 시민의 90%가 오버투어리즘에 불만을 표시했다. 단순히 관광객 수를 줄이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대 관광학과 연구팀은 “관광세 인상은 단기적 수요 조절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분산 정책과 매너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