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집에 머무는 청년들, OECD 1위
첫 직장까지 1년 걸려… 실업자 120만 명

“우리 애들은 도대체 언제 독립할까요?”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중 81%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는 OECD 36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평균 50%와 비교하면 1.6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청년들의 독립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15~29세 청년이 졸업 후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5개월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건 또 다른 문제다.
10명 중 4명은 주 36시간 미만의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며, 초단기 근로자(주 17시간 이하) 비율도 12.5%를 기록했다.
기업은 신입 안 뽑고, 청년들은 대기업 선호

취업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청년들과 기업 간의 ‘미스매치’ 때문이다.
기업들은 저성장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검증된 경력직을 선호하며,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임금과 근로조건이 좋은 대기업이나 전문직을 선호해 취업 문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오히려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제조업, 조선업, 보건복지업 등에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학업을 마치고도 직장을 얻지 못한 청년 중 31.7%는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거나 ‘여가 생활을 한다’고 답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청년 고용 지원책 발표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직접 청년 취업난 해결을 위해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사업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에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채용한 중소기업만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제조업 등 빈일자리 업종에 취업한 청년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이 사업을 통해 18개월 이상 장기근속하는 청년들에게 최대 48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이들을 채용한 기업에는 최대 720만 원을 지원한다.

홍경의 고용노동부 청년고용정책관은 “청년 구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번 대책이 청년들의 취업과 장기근속을 돕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 청년들의 직업관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독립해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