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죄다 수만 원씩 받는데 “한국만 공짜?” … 무려 500만 ‘쾌거’에 전 세계 ‘시선집중’

국립중앙박물관 500만명 돌파
세계 5위권 박물관 도약 주목

세계 주요 박물관들이 수만 원의 입장료를 받는 가운데,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여전히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 정책 아래에서도 관람객 수는 오히려 폭발적으로 늘어, 올해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랑스 루브르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료 관람의 힘, 세계 5위권 ‘쾌거’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누적 관람객이 501만6382명에 달했다고 17일 밝혔다. 1945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연간 500만명을 넘긴 기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483만여 명, 외국인은 18만여 명으로, 외국인 관람객만 따져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600만명도 가능하다”며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맞물렸던 8월 하루 평균 방문객이 2만800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미술 매체인 영국 ‘아트 뉴스페이퍼’의 통계에 따르면, 이 수치는 전 세계 박물관 관람객 기준 5위권 안에 드는 규모다.

루브르(873만명), 바티칸(682만명), 영국박물관(647만명), 메트로폴리탄(572만명)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이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입장료 없는 나라”…세계가 놀란 이유

국립중앙박물관이 이토록 많은 방문객을 모은 이유 중 하나는 ‘무료 관람 정책’이다. 세계 주요 국립박물관 대부분은 성인에게 입장료를 부과한다.

루브르는 22유로(약 3만6000원), 바티칸 미술관은 20유로, 뉴욕 메트로폴리탄은 30달러(약 4만1500원)를 받는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1000엔(약 9400원)을, 대만 고궁박물관은 외국인에게 350 대만달러(약 1만6500원)를 받는다.

영국 대영박물관만이 예외적으로 무료지만, 이곳 역시 ‘외국인 유료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의 무료 개방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무료 정책이 시민들의 문화 참여를 폭넓게 끌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K-컬처’와 함께 커진 ‘뮤즈’의 매출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는 부대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 굿즈 브랜드 ‘뮤즈(Muse)’의 매출은 2020년 37억원에서 지난해 212억원으로 5배 이상 급등했으며 올해 8월 기준으로 이미 217억원을 넘어섰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가 세계에서 각광받으며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이제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일상의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장료를 받지 않으면서도 세계 5위권 관람객을 모은 사례는 드물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보여준 ‘문화의 공공성’이야말로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또 하나의 자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