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천무 3차 계약 체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5조 6000억 원 규모의 천무 유도미사일 3차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체결된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연합(EU)의 236조 원 규모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EU는 세이프(SAFE) 기금을 통해 역내 무기 공동구매 시 제3국산 부품 비율을 35% 이내로 제한하는 강력한 방산 블록화를 추진 중이다.
현지 생산이 만든 차별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하반기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와 합작법인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을 설립했다. 이번 3차 계약의 핵심은 바로 이 합작법인을 통한 현지 생산이다.
폴란드 국방장관 코시니악 카미슈는 자신의 SNS에 “폴란드 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로켓이 폴란드에서 생산된다”며 “우리는 이제 단순한 구매국이 아니라 제조국이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경 인근에 건설될 생산공장은 유럽 시장 공략의 전략적 거점이 될 전망이다.
천무의 실전 검증된 성능

폴란드가 천무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2년 1차 계약 5조 357억 원, 2024년 2차 계약 2조 2000억 원에 이어 이번 3차 계약까지 총 12조 원대 중반 규모의 투자는 천무의 성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이번 3차 계약 대상은 사거리 80km급 CGR-080 유도미사일이다. 천무는 발사 차량 1대에서 1분 내 로켓 12발을 연속 발사할 수 있으며, 플랫폼 자체는 사거리 290km 탄도미사일 운용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탄종 교체와 재장전 속도가 빠르고, 사격 후 즉시 이동이 가능해 미국의 M270 MLRS와 M142 HIMARS에 비교되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럽 방산 거점 확보 전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현지 생산 전략은 단순히 한 국가와의 계약을 넘어 유럽 전체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폴란드에서 생산된 천무는 유럽 내 생산·부품 비중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구조로, SAFE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이미 5200억 원 규모의 천무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에서도 도입 후보 체계로 거론되고 있다.
노르웨이 역시 HIMARS 대안 후보 가운데 하나로 천무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도 유럽 생산 거점을 구축해 독일과 이탈리아를 겨냥한 약 5조 원 규모로 알려진 장갑차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계약 체결식에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해 국가안보실과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 실장은 이번 계약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과 현지 생산이라는 협력 모델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방산의 이번 성공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현실을 정확히 읽고 대응한 결과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지원, 그리고 검증된 성능이라는 세 요소가 결합되며 유럽의 높은 진입장벽을 돌파할 수 있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역시 폴란드 현지 생산을 통해 약 9조 원 규모로 알려진 2차 계약을 성사시키며 같은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