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기도 전에 400조 청구서 날렸다”…이란, 미국에 2700억 달러 배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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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청구서’가 먼저 날아들었다. 이란이 2026년 4월 진행 중인 미국과의 종전협상에서 최소 2700억 달러(약 400조 원)의 전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배상 청구 대상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그치지 않고, 미군 발진기지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UAE·요르단·카타르 등 걸프 연안 5개국까지 포함한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지라니는 러시아 RIA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이란이 직·간접적으로 약 270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이 추산한 피해액인 1500억~3000억 달러의 중간값과 맞닿는 수치다.

1차 협상은 4월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렸으나 배상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2일 휴전 협정 만료 전 2차 협상 재개를 시사했고, 중재국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이 협상 대표단으로 이란에 입국하며 막후 외교가 속도를 내고 있다.

2차 종전협상 바라보는 미·이란…호르무즈선 날선 대립 | 연합뉴스
2차 종전협상 바라보는 미·이란…호르무즈선 날선 대립 | 연합뉴스 / 연합뉴스

2700억 달러 청구서의 실체

이란이 제시한 2700억 달러는 단순한 협상용 과장 수치가 아니다. 이란 정부는 공격을 받은 석유·가스 시설, 석유화학 단지, 제철소, 알루미늄 공장, 군사시설은 물론, 항만·철도망·발전소·해수담수화 시설까지 피해 규모를 광범위하게 산정 중이다. 모하지라니 대변인은 “물질적 손해배상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 보상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들 시설의 완전한 복구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또한 호르무즈 해협 의정서 체결을 통한 보상도 요구하고 있다. 이 의정서에는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세금 부과 조항이 포함될 수 있어, 이를 지렛대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00억 달러 동결자산, 협상의 또 다른 뇌관

배상금 요구와 별개로, 이란은 미국과 서방에 의해 동결된 해외자산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의 즉각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금액은 이란 GDP의 약 4분의 1이자 연간 탄화수소 수출 수익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란 연계 유조선 3척, 또 호르무즈 통과해 페르시아만 진입"
이란 연계 유조선 3척, 또 호르무즈 통과해 페르시아만 진입” / 뉴스1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1차 협상 직전 “동결자산이 해제돼야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란은 최소한의 신뢰구축 조치로 60억 달러 규모의 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을 조건으로 2500억 달러 지원 기금 조성을 대항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제문제협의회의 프레더릭 슈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수십 년간 제재로 고통받아온 이란 사회에서 이 금액은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혼란스러운 제재 역사와 미국 측의 전문가 부족을 감안하면 이란이 전액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권의 전 재무장관 제이콥 루도 이미 2016년 “JCPOA 전면 이행 후에도 이란이 동결자산을 전부 회수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4월 22일 데드라인, 협상 향방은

협상의 핵심 변수는 이중 구조다. 미국은 2700억 달러 배상 요구를 사실상 ‘자국의 불법 침공 인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란은 배상 없는 종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차 협상의 결렬은 이 간극이 단기간에 좁혀질 성질의 것이 아님을 방증한다.

파키스탄 샤리프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터키를 잇따라 순방하며 중재 외교를 펼치고 있지만, 4월 22일 휴전 만료라는 물리적 시한이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2700억 달러라는 전례 없는 전쟁 청구서는 단순한 협상 레버리지를 넘어, 수십 년에 걸친 제재와 군사적 충돌의 복합적 대가를 한꺼번에 정산하려는 이란의 전략적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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