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에 1400억 날아갔다”… 푸틴이 자랑하던 ‘괴물 미사일’의 허무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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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천하무적’ 미사일
우크라 방공망에 무력화
발당 가격 약 14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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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킨잘 미사일, 우크라 상공에서 격추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일, 미·러 간 유일한 핵 군축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가 종료됐다.

불과 6일 뒤인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천하무적’이라 홍보했던 Kh-47M2 킨잘 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상공에서 격추됐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MiG-31K 전투기로 극초음속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나 방공망이 목표 도달 전 모두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발당 가격이 5,000만~1억 달러에 달하는 고가 전략 무기가 단번에 격추되면서, 러시아는 군사적·경제적으로 이중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이 사건은 핵 통제의 ‘안전판’이었던 뉴스타트 협정이 사라진 직후 발생해, 전략 무기 체계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러시아의 전술적 자산이 무력화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올여름 전까지 종전을 원하는 미국의 시한과 맞물려 최대 10만 병력으로 봄 대공세를 준비 중인 가운데, 전략 무기의 격추가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초음속 신화의 실전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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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 출처 : 연합뉴스

킨잘은 최고 속도 마하 10, 최대 사거리 3,000km를 자랑하는 공중 발사 탄도 미사일(ALBM)로, 2018년 푸틴이 직접 개발 사실을 공개하며 기존 방공망 돌파가 가능한 차세대 전략 무기로 홍보해왔다.

회피 기동과 극고속 비행으로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23년 키이우에서 패트리엇 시스템이 처음 킨잘을 격추한 데 이어, 이번에 르비우에서 2발이 연속 요격되면서 ‘무적’ 신화는 사실상 종료됐다.

우크라이나군은 구체적 방공 체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패트리엇이나 프랑스·이탈리아의 SAMP/T 같은 첨단 시스템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탄도 미사일의 비행 궤적을 실시간 추적하고 교전 우선순위를 자동 판단하는 IAMD(통합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미사일 한 발의 격추를 넘어, 서방 방공 기술이 러시아의 차세대 전략 자산을 실전에서 무력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기록됐다.

비대칭 비용 전쟁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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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잘 미사일 탑재한 러시아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극초음속 미사일 격추는 기술적 성취인 동시에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수천만 원대 드론을 격추하는 데 30억~60억 원대 요격 미사일이 소모되어, 2024년 4월 기준 격추 비용만 10억 달러에 근접했다.

킨잘처럼 발당 최대 1억 달러짜리 미사일이 격추될 경우, 러시아는 전략 자산 손실뿐 아니라 생산 여력까지 타격받는다. 러시아의 킨잘 보유량은 현재 100~150기로 추정되는데, 연속 격추가 이어지면 재고 고갈 우려도 현실화된다.

반면 방어하는 측도 마찬가지다. 패트리엇의 PAC-3 MSE 요격탄 역시 고가의 요격 미사일로, 고가 미사일을 고가 미사일로 막는 ‘비대칭 소모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레이저나 전자기파 같은 저비용 요격 수단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대목이다. 이번 킨잘 격추 사례는 차세대 방공 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재확인시켰다.

봄 대공세와 협상 시계의 교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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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잘 미사일 탑재한 러시아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딥스테이트UA는 키이우 안보 콘퍼런스에서 러시아가 도네츠크를 중심으로 동부·남부 전선에서 봄 대공세를 위해 최대 10만 병력을 집결 중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올여름 전까지 종전’이라는 미국의 시한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6월 전까지 점령지를 최대한 확보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부다비 2차 종전 회담에서도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인정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는 거부했다.

문제는 킨잘 격추가 이러한 군사적 계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략 무기의 무력화는 러시아의 ‘협상력 확보용 화력 시위’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자신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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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잘 미사일 탑재한 러시아 전투기 / 출처 : 연합뉴스

뉴스타트 종료로 핵 군축의 틀이 사라진 상황에서,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과시하려던 러시아가 오히려 방공망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격추와 대규모 병력 집결이 교차하는 현 시점에서, 전장의 군사적 불확실성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협상 테이블로 향하는 길목에서 러시아가 선택할 차선책이 무엇일지,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방공 우위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향후 전황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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