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 세계 방산업계 사상 최대 매출 기록
한국 방산 4사 합산 21조원…증가율 세계 평균 5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동시에 격화된 2024년, 세계 방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일 발표한 ‘2024년 100대 무기 생산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 총 매출은 6790억달러(약 997조원)로 전년 대비 5.9%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1% 성장률, 세계 평균의 5배 넘어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 빅4의 2024년 합산 매출은 141억달러(약 21조원)로 전년 대비 31% 급증했다. 이는 세계 평균 증가율(5.9%)의 5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한화그룹은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수출 확대로 매출이 42% 급증한 80억달러를 기록하며 21위에 올라섰다. 1년 만에 3계단 상승하며 세계 20대 방산기업 진입을 눈앞에 뒀다.
LIG넥스원(73위→60위)과 현대로템(84위→80위)도 각각 순위가 올랐다. LIG넥스원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3개국에 천궁-II 방공미사일을 잇달아 수출하며 총 10조원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다.
폴란드 계약, K-방산 판도 바꾼 게임체인저

K-방산의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폴란드와의 대규모 계약이 있다. 2022년 7월 폴란드와 체결한 총 60조원 규모의 기본계약은 K-방산 역사의 분기점이 됐다.
올해 7월에는 K2 전차 2차 계약(9조원 규모)이 성사되며 폴란드에 현지 생산 거점까지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모델이 동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인접국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방산의 최대 강점은 신속한 납품 능력이다. 폴란드는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8문을 계약 후 단 4개월 만에 인도받았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한국 무기는 주문 후 1년 내 배송이 가능하다”며 극찬했다.
독일 제치고 세계 10위…천궁-II 중동 벨트 완성

국가별 매출 순위에서 한국은 독일(2.2%)을 제치고 2.1%로 10위에 올랐다. 전통적 방산 강국인 독일과 2023년부터 9~10위권에서 경합을 벌여온 끝에 이뤄낸 성과다.
특히 LIG넥스원의 천궁-II는 중동 시장을 석권했다. 2022년 UAE(2.7조원), 2024년 2월 사우디(4.3조원), 9월 이라크(3.7조원)로 이어지는 수출 계약으로 ‘K-방공망 벨트’를 완성했다.
방산 전문가들은 “천궁-II는 미국 패트리엇 대비 절반 가격에 동급 성능을 제공한다”며 “이란-이스라엘 갈등으로 중동의 방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추가 계약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미·유럽 생산차질이 한국에는 기회

SIPRI는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들이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납기 차질을 겪고 있다”며 “한국이 신속한 공급 능력으로 새로운 무기체계 공급국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냉전 종식 후 서방의 재래식 무기 감축으로 생산 능력이 위축된 반면, 한국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체계적인 무기 생산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신속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우수한 성능”이라는 K-방산의 3대 강점으로 이어졌다.
한편 중국 방산업체들의 합산 매출은 부패 의혹으로 10% 감소했다.
SIPRI의 난톈 분석책임자는 “중국의 군수조달 과정에서 제기된 부패 의혹으로 주요 계약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며 “이는 중국군 현대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