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9시간씩 변기만 뚫는다”… 세계 최강 항모, 19조 썼는데 ‘자존심 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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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신예 항공모함
화장실 변기와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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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미 해군이 자랑하는 130억 달러(약 19조원)짜리 최신예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함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 작전에도 투입됐다.

하지만 이 거대한 해상 요새는 적군이 아닌 예상치 못한 복병과 싸우고 있었는데, 바로 650개에 달하는 화장실 변기다.

4,600명의 승조원이 장기 배치 중 매일 막히는 오수관 때문에 생활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섰다. 미 공영라디오(NPR) 보도에 따르면 포드함은 2023년 이후 자체 수리 능력을 포기하고 외부 지원을 42회나 요청했다.

정비병들은 하루 19시간씩 변기만 고치고 있으며, 4일간 205건의 고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세계 최강 항모가 화장실 수리로 전력을 소모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설계의 역설: 진보가 낳은 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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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 출처 : 연합뉴스

근본 원인은 포드함이 채택한 진공식 오수처리 시스템(VCHT)에 있다. 크루즈선과 여객기에서 검증된 이 시스템은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선택됐다.

하지만 항모라는 특수 환경에서 치명적 약점이 드러났다. 배관이 지나치게 좁고 복잡한 데다, 원자로 열과 고온 배관 근처에 조밀하게 배치돼 칼슘 침전물이 빠르게 축적되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다.

또한 승조원들이 화장실 변기에 티셔츠나 1.2m 로프 등의 다양한 잡동사니를 버리는 것도 문제다.

2020년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이미 이 시스템이 4,600명을 감당하기엔 용량 부족이며 설계가 부실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해군은 “전투 수행 능력에는 영향이 없다”며 근본적 개선을 미뤘다.

이 배는 제어 밸브 하나만 고장 나도 해당 구역 전체가 사용 불가능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숫자로 본 운영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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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 출처 : 연합뉴스

포드함의 화장실 위기는 구체적인 숫자로 더욱 명확해진다. 배관 세정을 위한 산성 플러시 1회 비용은 40만 달러(약 5억 8천만원)에 달한다.

이마저도 항구 정박 시에만 가능해 해상 작전 중엔 속수무책이다. 평균 수리 시간은 30분에서 2시간이지만, 시스템 전체를 멈춰야 하는 경우 승조원들에게 “지금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긴급 방송이 내려진다.

다렐 코들 해군 참모총장은 2026년 초 의회 증언에서 배치 연장 시 정비 항목이 5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드함은 2025년 6월 출항 이후 7개월 넘게 해상에 있다.

정상적인 순환 배치 일정을 이미 초과한 상태다. 재정과 인력, 정비 일정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투력인가, 기본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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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 출처 : 연합뉴스

해군 지도부는 “불편하지만 치명적이진 않다”는 논리로 문제를 축소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600명이 수개월간 결함 있는 위생 시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전력 유지의 실패라고 지적한다.

초대형 항모일수록 수천 명의 생활 기반시설 안정성은 전투 준비태세와 직결된다. 젊은 수병들의 사기와 건강, 그리고 재입대율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작전 수행 능력보다 장기적으로 더 위협적일 수 있다.

포드함은 레이저 무기, 전자기 사출기 같은 첨단 무기체계로 무장했지만, 정작 승조원들은 언제 막힐지 모르는 화장실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는 미 국방부가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 도입에만 집중하고 기본적인 인프라 안정성을 간과한 전형적 사례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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