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돈 좀 받아주세요”… 전화 한 통만 하면 ’50만 원’ 주는데 다들 ‘안 받을래요’, 도대체 왜?

1년에 50만 원 받을 수 있는데도
왜 ‘포상금’ 외면할까… 수령률 20% 불과

제주에서만 시행 중인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고와 적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포상금까지 수령하는 경우는 전체의 20%에도 못 미친다.

1건당 10만 원, 1년에 최대 5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복잡한 절차와 낮은 인지도가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신고는 많이 하는데, 포상금은 못 받아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에서 음주운전 신고는 총 1천959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302건이 실제 단속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포상금이 지급된 건수는 57건으로, 전체의 18.9%에 불과했다.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5천840건의 신고가 접수돼 812건이 적발됐지만, 포상금은 단 13건(1.6%)만 지급됐다.

지난해는 5천957건 중 783건이 적발됐고, 이 중 포상금이 지급된 경우는 84건(10.7%)뿐이었다.

“포상금 몰랐어요”… 가장 큰 문제는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직접 신청해야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음주운전 신고 포상금 자체를 모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선 신고 후 1개월 이내에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거나 등기우편, 팩스, 이메일을 통해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이 절차가 번거롭고 복잡하다는 지적이 많다.

신청 시에는 본인 확인 서류와 함께 통장 사본, 포상금 지급 신청서 등도 제출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거나 기간을 넘기면 포상금을 받을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만 하고 포상금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를 잘 모르는 시민에게는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직접 연락해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는 있지만, 참여는 낮다

음주운전 신고 포상제는 제주에서 2012년 처음 시범 운영됐다. 당시엔 적발 수준에 따라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됐지만 예산 문제로 6개월 만에 중단됐다.

이후 포상금은 3만 원~5만 원으로 축소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일괄 10만 원으로 인상됐다. 연간 최대 5회까지 받을 수 있어 최대 지급액은 50만 원이다.

중복 신고도 적발에 기여한 경우라면 포상금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순서나 건수보다는 ‘실제 적발 기여 여부’가 핵심이다.

신고는 쉽지만, 신청은 어렵다

음주운전 신고는 전화 112 또는 스마트 국민제보 앱, 안전신문고 앱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차량 번호와 위치, 방향, 차량 특징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단속을 실시한다.

하지만 포상금은 신고만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적발까지 이어져야 하며, 이후에는 별도 신청 절차를 거쳐야만 지급된다.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엔 여전히 허들이 많다.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포상금은 계속해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