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줘도 안 다녀요”… 75.2% 비밀에 담긴 청년들이 등 돌린 ‘씁쓸한 이유’

공무원 시험 응시율 최저 기록
MZ세대 “일은 많고, 보상은 적다”
정부, 처우 개선에도 효과는 미미
청년
사진 = 뉴스1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월급도 적고 인정도 못 받아요. 일반 회사에 들어간 친구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30대 7급 공무원 김모 씨는 공직생활을 이렇게 요약했다. 한때 ‘붙기만 하면 인생 성공’으로 여겨졌던 공무원직이, 이제는 “얼마를 줘도 안 가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정부가 공무원 처우 개선과 조직문화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9급 공채 시험 응시율은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젊은 세대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시험장은 비었고, 퇴사자는 늘었다

청년
사진 = 연합뉴스

인사혁신처가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날 전국에서 치러진 2025년 국가직 9급 공개채용 필기시험의 응시율은 75.2%로 나타났다.

전체 응시 대상자 10만4952명 중 실제 시험장에 나온 인원은 7만8894명이었다.

최근 3년간 응시율은 78.5%(2023년), 75.8%(2024년), 75.2%(2025년)로 계속 하락 중이며,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0.6%포인트 낮았다.

공무원 채용 경쟁률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1년 35대 1에서 지난해 21.8대 1까지 떨어졌다.

올해 경쟁률은 24.3대 1로 소폭 올랐지만, 채용 인원 감소로 인한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퇴사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직 5년 미만의 저연차 공무원 퇴사자는 2019년 6663명에서 2023년 1만332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붙고도 떠나는 MZ… “더는 못 버틴다”

청년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MZ세대 공무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초임 보수 인상, 복지 개선, 조직 문화 개혁 등을 추진해왔다.

2027년까지 9급 초임 월급을 300만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269만 원, 내년에는 284만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공직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5년 미만 공무원의 54.6%가 이직 의향을 갖고 있고, 그 중 77.4%는 ‘낮은 보수’를 이유로 들었다.

청년
사진 = 연합뉴스

업무량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수원시정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도퇴직자 중 절반가량이 9급 공무원으로 나타났고, 8·9급을 합치면 전체의 73.6%를 차지했다.

MZ세대의 직무 스트레스와 공직 만족도 역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이들은 공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만큼, 현재의 수직적인 공직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조직문화도 발목… ‘간부 모시는 날’ 폐지 추진

청년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단순한 임금 인상 외에도 공직 내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간부 모시는 날’이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약 24%가 해당 관행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응답자의 91%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17개 시도에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위반 행위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경찰·소방 공무원의 위험수당 인상, 시간외근무 시간 확대, 임대주택 확대 등 저연차·현장 공무원을 겨냥한 처우 개선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청년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공무원 조직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저연차 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과 조직 문화 개편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직사회 이탈 문제는 정부의 전체적인 운영 역량과도 직결되는 만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지속적인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본질적인 변화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젊은 세대가 다시 공직에 눈을 돌리게 하려면,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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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죽어라고 공부해서 9급공무원되었는데 정치인 따라다니먼서 놀던 친구가 5급임기제로 들어오는데 누가 공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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