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에서 240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해킹 사태는 단순한 IT 보안 문제가 아니었다. 그 여파는 금융권 전반으로 번졌고, 정부는 전례 없는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객들은 불안감에 떨었고, 유심 교체 수요는 급증했으며, 금융사에는 사전 차단 요청이 쏟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유심 물량 부족과 해킹 대응을 위한 조치였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에 집중해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르는 새 뚫린 계좌… 금융당국 긴급 차단

정보 유출의 충격은 금융 시스템 전반에 확산됐다.
오픈뱅킹, 즉 한 금융사 앱에서 여러 계좌를 조회·입출금할 수 있는 시스템은 편리함과 동시에 치명적 약점을 갖고 는데, 한 곳이 뚫리면 연결된 모든 계좌가 노출될 수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은 다음 달 말 ‘오픈뱅킹 안심차단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본격 시행 전에는 이달 15일부터 금융사 대상 비공개 테스트(CBT)에 돌입하며, 신청은 금융결제원 ‘어카운트인포’ 앱이나 금융사 영업점을 통해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비스 차단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사전 테스트 단계”라고 설명했다.
해당 서비스는 저축은행, 농협, 수협, 우체국 등 3613개 금융사가 참여해 전방위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해킹 이후 가입자 급증… 청년층도 예외 없었다

정부가 꺼낸 안심차단 서비스 카드는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돼 왔으며, 작년 8월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올해 3월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차단 서비스’에 이어 세 번째 조치다.
그러나 SK 해킹 사건 이후 이들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해킹 발생 직후인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사이,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차단 가입자는 약 35만 명, 여신거래 안심차단 가입자는 약 45만 명으로 집계됐다.
평소 하루 평균 가입자 수는 각각 4500명, 2300명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만 각각 29만2300명, 40만5700명이 가입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입자 중 40대 이하 비중이 65%에 달하면서, 그동안 금융사기 예방에 둔감하던 청년층까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해킹, 근본 대책은?

SK텔레콤 역시 해킹 피해 복구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유심 교체와 재설정 작업에 나섰고, 신규 가입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윤재홍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유심 보호 프로그램과 로밍 업그레이드 등으로 교체 수요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의 협의를 예고했다.
다만 재무적 타격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CFO는 “모든 고객이 유심을 교체할 경우를 가정해 재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매출 손실과 과징금 등 부정적 영향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기업가치 회복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SK 해킹 사고는 통신사를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도 나서서 안심차단 서비스 확대 등 대응에 나섰지만, 단순한 시스템 오류를 넘어 신뢰에 대한 문제로 인식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위약금 면제 해주세요 신뢰상실
유심교체 예약한지 10일이 지났는데 아직도소식이 없네요 ㅡ너무안일하게 생각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