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없으면 안 된다더니”… 초대형 8조 사업 ‘산산조각’ 위기에 ‘발 동동’

인도네시아, 튀르키예와 손잡나
기술 유출 의혹까지 더해져 긴장
9년 동맹 흔들리는 KF-21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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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한국과 9년째 공동 개발 중인 KF-21 전투기 사업에서 인도네시아가 등을 돌리는 듯한 행보를 보이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분담금 미납과 기술자료 유출에 이어, 이제는 튀르키예와의 방산 협력까지 추진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대로라면 ‘공동개발’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전투기 48대 도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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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6월 11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를 통해 자국이 개발한 5세대 전투기 ‘칸(Kaan)’을 인도네시아에 48대 수출할 것이라 밝혔다.

튀르키예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계약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칸 전투기는 2010년 개발에 착수한 자국산 5세대기로, 한국의 KF-21보다 한 세대 앞선 기종이다. 튀르키예 측은 인도네시아와의 생산 협력을 강조하며 자국 방산업체 TUSAS에 축하 인사까지 전했다.

이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이미 한국과 함께 KF-21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발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흔들리는 동맹…분담금 미납·기술 유출 갈등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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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KF-21 사업은 2015년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추진해 온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비는 약 8조 1000억 원이며, 인도네시아는 전체의 20%인 1조 7000억 원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낸 금액은 40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KF-21 관련 자료가 담긴 USB를 무단 반출하려다 한국에서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최근 한국 검찰은 기술자 5명에게 군사기밀이 아닌 자료였다는 이유로 무혐의 또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이로 인해 한국이 제안한 공동개발 합의서 개정에도 인도네시아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6000억 원으로 줄이고, 그에 따라 기술이전 규모도 축소하자는 개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자국 기술진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며 협상에 적극 응하지 않았다.

사업 향방, 동남아 진출 성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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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KF-21 사업은 한국이 동남아시아 무기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교두보로 여겨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 사업을 통해 말레이시아 등으로도 진출하려 했지만, 인도네시아의 불확실한 입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AI 강구영 사장은 “이슬람 국가 간의 방산 협력 연대가 강력한 측면이 있다”며,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와의 협력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도 경계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 PTDI는 “KF-21 시제기 제작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여전히 공동개발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최종 생산 여부는 결국 정부 결정에 달려 있다.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남은 1년의 사업 기간 동안 얼마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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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력하게 규제하라? 왜 미국처럼 못하나요?
    2중격자인 인.니한테 끌려다니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