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디저트도 알뜰하게
재고 음식 할인 앱 ‘럭키밀’ 인기
절약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냉장 진열대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그대로 폐기될 수밖에 없었던 음식들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누군가의 저녁 간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외식 한 끼조차 부담스러운 시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빵과 간편식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벌써 2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럭키밀’ 앱을 일상 속 절약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저녁 6시 반, 빵 하나에 반값의 기쁨

럭키밀은 당일 생산된 빵, 디저트, 간편식 등을 폐기 전 반값 이상 할인해 판매하는 앱이다.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수는 22만 명을 넘었다.
앱을 열고, GPS 기반으로 주변 매장을 확인해 원하는 상품을 예약하면 지정 시간에 방문해 수령하면 된다. 최근 서울 노원구의 한 디저트 가게에선 3만원 상당의 다양한 디저트를 1만5천원에 판매하는 럭키백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럭키백에는 미니 치즈케이크, 피낭시에, 마들렌, 쿠키 등 다채로운 디저트가 무작위로 담겼으며, 마감 할인 상품이지만 품질은 일반 제품과 차이가 없다는 평이 많다.
해당 가게의 점주는 “남은 재고에 따라 매일 구성 품목을 바꾸고 있다”며 “딸기 철에는 딸기 케이크를 자주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20대 이용자는 “디저트를 좋아하지만 자주 사 먹기엔 부담이 컸다. 이제는 저렴하게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먹거리 인플레 속에 확산하는 ‘착한 소비’

물가 상승도 이 앱의 인기를 뒷받침한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생활물가지수는 2.3%나 올랐다. 특히 빵(6.4%), 커피(8.4%), 외식(3.2%) 등 체감 물가가 급등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 또한 이 흐름을 잘 보여준다. 뚜레쥬르는 지난 3월, 빵·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그러니 기본 빵 세 개만 골라도 1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반면, 럭키밀을 이용하면 베이글 3개를 6천900원에, 꽈배기 6개도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가격 부담이 큰 시대에 ‘합리적인 소비’로 주목받는 이유가 분명하다.
소비자는 절약, 지구는 안도…두 마리 토끼 잡는 소비

저렴한 가격 외에도 ‘럭키밀’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약 300g으로, 그중 상당수가 가정에서 발생한다.
실제 음식물 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를 차지하며,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6배 강한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마감 상품은 맛과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소비자는 가성비 만족뿐 아니라 환경 보호라는 심리적 만족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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