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걱정 덜어줄 결정적 단서”… 의사들도 주목하는 뇌의 ‘골디락스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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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전체를 바꾸는 ‘이것’의 힘
치매 걱정 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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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명상이 단순히 심리적 안정을 넘어 뇌의 신경 구조 자체를 재편성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연구진은 명상이 뇌를 ‘임계점’이라는 최적의 상태로 유도하며, 이는 환각제 같은 심리활성 물질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신경생리학자 안나리사 파스카렐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의식의 신경과학(Neuroscience of Consciousness)’ 저널에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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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로마 인근 산타치타라마 수도원의 남성 승려 12명을 대상으로 자기뇌활동계(MEG)를 활용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들은 평균 15,000시간 이상의 명상 경력을 가진 전문 수행자들로, 태국 숲 전통 불교의 테라바다 명상법을 수행해왔다.

연구의 핵심은 명상이 신경 연결이 너무 약하지도, 너무 강하지도 않은 ‘골디락스 지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하며,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다.

집중과 관찰, 두 명상법이 뇌에 미치는 상반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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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사마타(Samatha)와 위빠사나(Vipassana) 두 가지 명상 기법을 비교 분석했다.

사마타는 호흡과 같은 특정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는 방식이며, 위빠사나는 현재 순간의 감각과 생각을 판단 없이 관찰하는 기법이다.

몬트리올 대학의 카림 제르비 신경과학자는 “사마타는 손전등 빔을 좁히는 것이고, 위빠사나는 빔을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측정 결과, 사마타는 깊은 집중에 적합한 안정적인 뇌 상태를 만들었다. 반면 위빠사나는 뇌를 ‘임계점’에 더 가까이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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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도 명상 경력이 많을수록 명상 상태와 휴식 상태의 뇌파 차이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숙련된 수행자의 일상 뇌 활동 자체가 명상 상태와 유사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사마타 명상 시 감각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호흡 같은 특정 감각에 집중하기 쉬워졌다.

반면 기존 연구와 달리 감마파 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를 외부 자극 처리가 줄고 내적 자각이 증가한 결과로 해석했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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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 연구는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강원랜드는 2024년 카이스트와 협력해 도박 중독자를 위한 1박 2일 집중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회복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신경과학계는 명상의 PTSD, 불안장애, 불면증 치료 효과를 꾸준히 보고해왔는데, 이번 연구는 그 신경생물학적 기제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신경과학 전문가들은 “임계점에서 신경망은 정보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새로운 상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며 “이는 뇌의 처리, 학습, 반응 능력을 최적화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 대상이 15,000시간 이상의 고도 숙련자로 제한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일반인이 단기 명상으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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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도 있다. 일부 명상 수행자들은 불안, 우울, 심지어 망상과 공포감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과소보고되어 왔으며, 생각보다 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명상이 뇌를 재설계한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양의 전통 수행법이 현대 신경과학으로 검증되는 의미 있는 사례다.

향후 일반인 대상 연구와 임상 적용 연구가 축적된다면, 명상은 정신건강 치료의 과학적 도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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