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영영 못 산다는데”… 가진 것 싹 다 팔고 ‘전부 올인’, 막차 놓치면 아웃?

대책 발표 전, 매수세 ‘속도전’
현금 마련 위해 코인까지 처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부동산 추가 규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대책 시행 전에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책 나오면 대출이 막히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규제 앞두고 서두르는 매수자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코인을 매도한 뒤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계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코인 정리하고 계약했다”, “대책 전에 잔금 마무리 지으려 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주식과 달리 코인은 즉시 현금화가 가능해 빠른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의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정부가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담은 대책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매수 대기자들은 대출 제한 전 계약을 마치기 위해 매물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0억 원대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며 “대책 발표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관망하는 매도자… 여전히 적은 매물

그러나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매수자가 조급하게 움직이고 있을 뿐, 전체 거래량이 급증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집주인들은 정부 발표 이후 시장 흐름을 살펴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다.

현재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 자치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지역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삼중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며, LTV는 40%로 제한되고 분양권 전매는 금지된다.

최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이 규제지역에 추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이 외에도 주담대 한도를 1억~2억 원 더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제 신호로 매물 유도 가능성

이번 대책에는 세제 관련 메시지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당정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방향성을 예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실제 세율 인상보다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윤석열 정부 당시 60%까지 낮췄던 공정비율을 다시 상향하면, 보유세 부담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구윤철 부총리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세금으로 수요를 억제하기보다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이 우선”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세제 변경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은 최종 대책 발표를 앞두고 세제 수위 조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장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실수요자의 움직임에는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거래량 자체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대출 규제나 세제 시그널이 매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가 대출 다양한 규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공급 부족과 임대차 시장 불안까지 고려해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책 효과는 실제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을 통해 가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