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쥐고 있던 삼성마저 제쳤다”… 글로벌 공룡이 택한 韓 기업

삼성의 1위가 끝났다
AI 칩 전쟁 속 숨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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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삼성을 이겼다.”

30년 넘게 세계 D램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삼성전자가 왕좌에서 내려오고, SK하이닉스가 왕좌에 올랐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34%로 2위로 밀려났고, 미국의 마이크론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무려 7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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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은 인공지능 연산에 필수적인 요소로,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메모리 종류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점유율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은 41%의 점유율로 30%의 SK하이닉스를 크게 앞섰지만,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정구 수석연구원은 “하이닉스가 HBM 메모리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AI 시대, 삼성은 왜 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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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1위 탈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전략이 AI 시대의 빠른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삼성은 1992년 처음으로 D램 세계 1위를 차지한 이후, 33년간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AI 반도체로의 전환기에서 하이닉스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DS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도 최근 주주총회에서 “HBM 시장 흐름을 늦게 읽은 것이 초기 시장 대응에 실패한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HBM4 등 차세대 제품에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준비 중”이라며 만회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삼성은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HBM 납품사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HBM3E를 공급 중이며, 최근에는 다음 세대 제품인 HBM4 샘플까지 조기 출하했다.

또한 11~12나노 공정과 같은 차세대 D램 기술력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엔비디아의 선택마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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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소비자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SK하이닉스의 최신 GDDR7 메모리를 채택하면서 변화는 확실해졌다.

기존에는 삼성전자 제품이 주력으로 사용됐지만, 최근 들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더 안정적으로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AI 서버용 GPU에 쓰이는 HBM3, HBM3E를 공급 중이고, 올 하반기부터는 6세대 HBM4 양산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도 이 제품이 쓰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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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삼성전자가 독식했던 AI 반도체 공급망이 이제는 SK하이닉스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30년 넘게 세계 D램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준 것도 이 흐름과 맞물려 있다.

기술 변화에 따른 경쟁 구도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양사 간 격차를 둘러싼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이닉스가 쌓은 격차를 삼성이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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