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갑 강제로 열었다”… 방사청의 ‘새 규정’, K-방산 ‘발칵’ 뒤집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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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부품국산화 규정 개정
정부·대기업이 중소기업 지원
방산 수출 호황 속 불안정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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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부품국산화 규정 개정 / 출처 : 연합뉴스

K-방산 수출이 연일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작 핵심 부품 공급망은 불안정한 역설이 계속되고 있었다.

중소 부품업체들은 개발 위험을 홀로 떠안거나 한정된 정부 예산 지원에만 의존해야 했다. 대기업들은 필요한 부품을 제때 조달받지 못해 수출 일정에 차질을 빚는 일이 잦았다.

방위사업청이 11일 개정 발령한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은 바로 이 구조적 모순을 깨기 위한 시도다.

같은 예산으로 효과는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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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방위사업청장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상생협력 부품국산화 지원사업’ 신설이다. 정부 지원금과 대기업의 상생협력기금을 1대 1 비율로 매칭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를 공동 지원하는 구조다.

기존처럼 정부 예산 100%에 의존하거나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위험을 떠안는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한정된 정부 예산으로 지원 가능한 과제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맞춰 기술료 징수 비율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R&D 과제 평가 시기를 연말 개발 종료 시점으로 일치시켜 행정 부담도 대폭 줄였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개발 성공 시 수익성이 개선되고, 서류 작성 등 비생산적 업무에서도 해방되는 이중 효과를 누리게 된다.

대기업 주머니를 여는 ‘1:1 매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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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제도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대기업이 직접 지갑을 여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체계기업 입장에서는 자사가 필요로 하는 부품의 국내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글로벌 수출 경쟁에서 국산화율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대기업들도 안정적 부품 조달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가 강제하지 않아도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할 동기를 만든 셈이다.

1:1 매칭 구조는 중소기업의 도덕적 해이도 막는다. 대기업이 직접 투자한 만큼 기술 지도와 품질 관리에 적극 개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중소기업의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의 기술 지도가 추가되면 개발 성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 ‘기술력만으로 승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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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 출처 : 연합뉴스

기존 부품국산화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 개발에 성공해도 양산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이었다. 중소기업이 개발 위험을 홀로 떠안는 구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으로 대기업이 초기 개발 단계부터 투자에 참여하면서, 개발 성공 시 양산 계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최은신 방위산업진흥국장 직무대리는 “앞으로도 우리 중소기업들이 기술력 하나만으로도 방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술료 인하와 행정 부담 완화까지 더해지면서, 중소기업들은 순수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방산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K-방산 글로벌 경쟁력, 부품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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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규정 개정은 단순한 국내 정책이 아니라 K-방산의 글로벌 전략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은 곧 기술 독립성과 가격 경쟁력을 의미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부품 생태계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이번 모델이 성공한다면, K-방산은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단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완전체로 진화하게 된다.

방사청이 “제도 정비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추가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책도 기대된다. 부품 하나하나가 K-방산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 그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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