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처럼 될래요”… 김정은, 30년 만에 부활 만지작거리는 ‘이 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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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발행한 2026년 달력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물은 2월과 8월 두 차례 등장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물은 단 한 번도 등재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시진핑에게 보낸 연하장도 이름 없이 직함만 표기되며 일괄 처리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를 “김정은의 대중(對中) 불만이 상당하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이 같은 대중 외교 격하는 김정은이 조부 김일성의 ‘주석’ 직함을 계승할 수 있다는 관측과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2024년 9월 이후 김정은에게 ‘국가수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수사적 변화가 아니라 제도적 권력 재편의 신호로 풀이된다.

1972년 북한 헌법 89조는 공화국 주석을 ‘국가수반’으로 규정했으며, 이는 김일성이 1994년 사망할 때까지 사용한 직위의 헌법적 정의와 정확히 일치한다.

주석제가 부활할 경우 북한의 권력 구조와 대외관계는 근본적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위원회 위상 강화와 당 정치국 역할 축소라는 제도적 재편은 물론,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김정은의 전략적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수반’ 표현 등장과 비공개 헌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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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 매체들은 2024년 9월 최고인민회의 보도에서 “국가수반이 중요한 연설을 했다”라고 표현했으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같은 시기 담화에서 ‘국가수반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북한이 지도자의 직함을 극도로 신중하게 다뤄온 점을 고려하면, 이는 우연이 아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2024년 10월과 2025년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했으나 구체적 조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일정 기간 공개를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며 “김정은의 법적 지위 변화가 이미 헌법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헌법상 김정은의 직함인 ‘국무위원장’은 2023년 공개된 헌법에서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로 규정됐으나, 이것이 ‘국가수반’으로 격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주석제가 부활할 경우 북한 내 정책 결정 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국무위원회의 위상이 강화되고 당 정치국 회의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면서, 당 중심에서 국가 기구 중심으로 권력 이동이 일어난다.

이는 후계 구도와 권력 승계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김정은이 ‘주석’이라는 직함을 통해 김일성 이래의 권력 정통성을 계승하고, 동시에 중국의 입김에서 벗어나 러시아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북한 정치 구조의 대전환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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