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답전이 3월 10일 노동신문 1면에 전문 공개되며 양국 간 외교적 신호가 다시 켜졌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월 23일 김 총비서가 제9차 당대회에서 총비서직에 재추대된 사실을 축하하는 편지를 먼저 보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과 북한은 서로를 지지하는 우호적인 사회주의 이웃 국가”라며 “북중 관계를 유지·강화·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변함없는 정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 총비서는 약 15일이 지난 3월 9일 답전을 발송했다.
이번 서신 교환은 단순한 외교적 의례를 넘어선다. 양국 정상이 축전과 답전을 통해 동시에 협력 강화 의지를 공개 천명했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 전반에 파급을 미칠 외교적 재정렬의 신호로 읽힌다.
답전의 언어, 이념 동지성을 전면에 내세우다

김 총비서는 답전에서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두 나라 인민의 지향에 맞게 계속 공고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동의 사회주의 위업을 전진시키는 길에서 조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협력이 앞으로 더욱 긴밀해지리라고 믿는다”는 표현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이념적 연대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시대적 요구’라는 표현도 주목된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북중 관계 복원의 기점, 2025년 9월 베이징 정상회담

북중 관계의 재가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4일 김 총비서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성사된 이 회담은 북러 밀착으로 냉각됐던 북중 관계의 물꼬를 튼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후 이번 서신 교환까지 일련의 흐름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특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이라는 전통적 후원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는 ‘이중 밀착’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입장에서도 이번 답전은 반가운 신호다. 북한의 러시아 경사가 심화될수록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레버리지는 약화된다. 시 주석이 먼저 축전을 보내고 이를 공개한 것 자체가 북중 관계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베이징의 의도와 맞닿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